미국 대학 졸업 후 현지 취업과 영주권 취득을 꿈꾸는 한인 유학생들에게 H-1B 전문직 취업비자가 갈수록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어렵게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하더라도 비자 문제로 미국을 떠나야 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유학생 자녀를 둔 한인 학부모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9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와 H-1B 비자 제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생활을 포기하거나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외국인 전문직 종사자 10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특히 명문대 졸업자들도 취업비자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인도 출신 순자나 라마나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의 글로벌 보험회사에 취업했다. 그러나 H-1B 비자 추첨에 세 차례 도전하고도 모두 탈락했다. 결국 올해 초 취업허가 기간이 만료되면서 미국을 떠나 영국 런던에서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생명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아나냐 조시도 비슷한 처지였다. 시카고의 스타트업에서 과학자로 근무했지만 취업허가 연장 문제와 갑작스러운 해고가 겹치면서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독일로 이주했다.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미국에서 13년간 생활한 인도 출신 수미 찬다는 아마존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해고됐다. H-1B 비자 소지자는 실직하면 일반적으로 최대 60일 안에 새로운 고용주를 찾거나 다른 합법적인 체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찬다는 아마존 경력에도 불구하고 해고 후 한 달 동안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결국 인도로 돌아갔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한인 유학생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인 유학생 상당수는 졸업 후 OPT (졸업 후 취업 실습)를 통해 미국 기업에 취업하고, 이후 H-1B 비자를 받아 장기적으로 영주권까지 취득하는 진로를 고려한다.
그러나 OPT 기간에 직장을 구하더라도 고용주의 비자 지원을 받아야 하고, H-1B 비자 선정 과정까지 통과해야 하는 등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특히 신입사원은 경력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아 새로운 비자 선정 방식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일부 신규 H-1B 신청에 대한 10만 달러 수수료 부과 조치는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외국인 전문직 채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인 유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이제 미국 대학 졸업장만으로는 미국 취업과 정착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 중요한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