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1명이 순직하는 등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는 금속 세척 작업 중 생긴 시너 유증기에 불꽃이 옮겨붙으면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인화성 물질이 다량 보관된 현장에는 방폭 장비와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과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간)부터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반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건물 3층 시너 세척 작업장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하면서, 초기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불길과 연기가 빠르게 번진 경위도 살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공장에서는 시너로 금속을 세척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감식반은 시너에 포함된 톨루엔이 기화하면서 형성된 유증기에 정전기나 마찰열 등으로 생긴 불꽃이 옮겨붙었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김효성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금속을 세척한 뒤 옮겨 싣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감식했다고 밝혔다.

발화 지점에서 불과 1~2m 떨어진 곳에서는 시너가 담긴 용기 수십 개가 발견됐으며, 일부는 뚜껑이 열려 있었다. 현장에 쌓여 있던 수백 개의 페인트통도 불길이 급격히 확산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식반은 확보한 세척 용액을 국과수에 보내 성분을 분석하고 정확한 발화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위험물 보관·관리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제4류 위험물인 제2석유류 등 인화성 물질이 담긴 용기가 다량 발견됐지만, 해당 공장은 위험물 취급 허가를 받은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 면적은 362㎡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스프링클러 설비도 없었다.

이번 화재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발생했으며,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