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외래종 투르키스탄 바퀴가 부산 감만항 일대의 야외 환경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생명시스템연구소와 경상국립대 식물의학과 연구진은 현장 조사에서 성장 단계별 개체와 알집을 확보해 일시적으로 유입된 수준을 넘어 현지에서 생애주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는 2025년 1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다섯 차례 진행됐다. 연구진은 성충뿐 아니라 약충과 알집까지 다수 채집된 것을 정착의 근거로 제시했다.

레드 러너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투르키스탄 바퀴는 검붉은색을 띠며 몸길이가 약 3㎝다. 약 220일이면 성충으로 자라고 암컷 한 마리가 약충 350마리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해, 파충류와 절지류의 먹이용으로 반입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감만항 일대의 기온 변화 폭이 작아 이 종이 한파를 피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만항 밖 공원에서도 개체가 발견됐지만, 어디까지 퍼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종은 도시 해충으로 분류되며, 강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토착종과 경쟁해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 감만항에서 투르키스탄 바퀴가 발견된 하수구와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는 토착종인 먹바퀴도 함께 관찰됐다.

연구진은 감만항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점이 항만 운송을 통한 유입과 한국 내 유통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항만시설을 드나드는 선박과 화물을 검역하기 어렵다는 점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제 과정에서 주변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입장이다. 연구진은 “야외환경에서 바퀴를 방제하기 위해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주변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합적 해충관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