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BYD와 지리자동차의 지커에 이어 한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체리자동차가 내년 진출을 선언하고 샤오펑이 한국 법인 대표를 선임한 가운데, 한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한국시간) 업계에 따르면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거나 검토 중인 업체는 체리자동차·샤오펑·창청자동차·립모터·창안자동차 등이다. 올해 1~9월 중국 신에너지차(NEV) 판매 3위인 립모터는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4위인 창안자동차는 한국 특허청에 전기차 상표를 출원한 데 이어 한국 사업을 맡을 인사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리자동차는 내년 전기차 브랜드 ‘오모다’와 ‘재쿠’를 한국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창청자동차도 완구 제조사 손오공 등 수입사를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 시장에 들어올 전망이다.

샤오펑은 해외 진출명인 ‘엑스펑’을 내걸고 3일(한국시간) 엑스펑모터스코리아 대표에 이만식 전 볼보코리아 전무를 선임했다. 수입차 업계 경험을 갖춘 인사를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BYD는 BMW그룹코리아 출신 조인철 대표를, 창청자동차는 아우디코리아 출신 인사를 영입했으며 한국 법인을 세운 체리자동차도 인력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배경에는 자국 시장의 포화가 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승용차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1.7% 감소한 반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수출은 138.8% 늘었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수입차 판매 기반을 갖춘 데다, 먼저 진출한 BYD가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점도 다른 업체들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받는 중국 전기차와 가격으로 경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유럽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응 없이는 한국 업체들이 경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원 논의는 세액공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 국정감사에서는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으며, 국회에 발의된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법안은 24건에 이른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한국시간) 자동차·부품 업계 기업인들과 만나 “전기차 세액공제 논의 과정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