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결정과 유지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6일(한국시간) 입법예고했다.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것은 2001년 이후 25년 만으로, 달라진 경제 환경과 법 집행 현실을 반영하려는 취지다.

개정안은 해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한국 시장에서만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파는 행위를 규율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와 한국 시장 사이의 부당한 가격 차이를 가격 남용 규제 대상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원가 변동에 대응하는 가격 책정 방식도 규율 대상에 포함한다. 원가가 오를 때는 상품 가격을 즉각 인상하면서 원가가 내려갈 때는 높은 가격을 유지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가 해당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가격의 부당한 결정·유지·변경을 금지하고 위반 시 과징금 등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위 유형과 기준을 정한 시행령에는 부당한 ‘변경’에 관한 사항만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을 처음 정하거나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남용 행위를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가격 남용을 인정하는 요건도 낮춘다. 현행 시행령은 수급이나 공급 비용 변동에 비해 가격이 ‘현저하게’ 상승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개정안은 이를 ‘상당하게’로 바꾼다. 현저한 가격 상승을 입증하기 어려워 관련 규정이 사실상 활용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업활동 방해 행위에 관한 규정도 정비한다. 현재 고시에 담긴 거래 거절, 타당성 없는 조건 제시, 가격·거래 조건 차별, 불이익 강제 등 네 유형을 시행령으로 옮겨 규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