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65세 이상 취업자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새 169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19~34세 청년 취업자 증가 폭인 17만명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로, 전남·전북·경북·강원·경남에서는 고령 취업자가 청년 취업자보다 많았다.
국회미래연구원이 27일(한국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17개 시도의 지역별고용조사 등을 분석해 고령 취업자가 2017년 226만7000명에서 2024년 395만7000명으로 1.7배가 됐다고 밝혔다. 연평균 증가율은 고령층이 8.3%, 청년층이 0.4%였으며, 고령 취업자는 모든 시도에서 늘어난 반면 청년 취업자는 수도권과 충청권·강원·전북에서만 증가했다.
전남은 조사가 시작된 2008년부터 고령 취업자가 청년 취업자보다 많았고, 전북·경북은 2020년, 강원은 2021년, 경남은 2024년에 두 세대의 취업자 수가 역전됐다. 전남의 전체 취업자 중 고령층 비중은 25.06%로 서울의 9.99%보다 약 2.5배 높았다. 보고서는 2024년 고용률이 유지될 경우 2040년에는 서울·세종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고령 취업자가 청년 취업자를 앞지를 것으로 추정했다.
고령층의 취업자 비중이 높아지는 동안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연령대는 청년층이 아닌 35~54세였다. 이 연령대의 비중은 7년 새 5.93%포인트 줄었고 청년층은 0.96%포인트 감소했지만, 이 변화만으로 고령층이 청년 일자리를 대신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령층이 일하는 업종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비수도권의 65세 이상 취업자 중 32.6%는 농림어업에서 일했고, 수도권에서는 54.5%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 종사했다. 이는 제조업 등 기존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정년이 없는 농림어업이나 서비스업으로 옮겨 일을 이어가는 흐름으로 풀이됐다.
근무 조건도 다른 연령대보다 불안정했다. 2020년 근로환경조사에서 65세 이상 취업자 중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비중은 21.2%로, 청년층의 71.5%와 55~64세의 46.9%를 크게 밑돌았다. 고령 취업자의 23.2%는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했는데, 임금근로자는 계약한 근로시간이 4주 평균 주 15시간에 못 미치면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주휴수당·연차·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정년 연장 입법 논의는 65세가 되기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고령층의 근무 조건과 구분된다. 정주영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원은 정년 연장이 앞으로 65세가 될 사람을 위한 설계라면, 이미 65세를 넘어 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책 과제는 안전·건강·근로시간 등 일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도 노인 일자리의 질이 쟁점이 됐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의 노인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1%의 3배에 이른다는 지표를 짚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률은 양적 수치라며 질적인 측면에서는 선진국에 많이 못 미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