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10월 2일 시행되는 수사·기소 분리 체계에 맞춰 수사 부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가 없어지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보완 수사 요구와 검찰 사건 이관에 대비하는 조치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새 체계에서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수사를 맡는다. 공소청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한다. 중수청 소관인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국가보호범죄·사이버·법왜곡죄 등과 관련한 일부 고소·고발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이 담당한다.
경찰은 하반기 수사 인력 약 2100명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기동대 등 다른 부서의 정원을 줄여 일선 경찰서 통합수사팀과 여성·청소년 수사 분야 등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특히 보완 수사 요구에 대응할 통합수사팀에 인력을 늘리고, 수사 전문인력 자격인 수사경과자를 수사 부서에 우선 배치한다. 현장 수사관 대상 개정 형사소송법 교육과 법령 해석·사건 처리의 혼선을 지원할 전담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올 사건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이 10월 2일 이후에도 최대 90일간 기존 사건을 계속 수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기준 검찰 미제사건은 16만5000건이지만, 이 수치가 경찰에 이관될 사건 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우선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한 사건을 경찰 명의로 전환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상은 약 2100건이며, 지난 21일 기준 약 1570건의 전환을 마쳤다. 나머지는 법 시행 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10월 2일 이후 피의자가 검거되면 경찰이 체포 주체가 돼 48시간 이내에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건 처리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경찰은 고소·고발을 접수하면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6개월이 지나도 진척이 없으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경찰은 이의 제기를 받은 뒤 14일 안에 수사 경과와 담당자 교체 여부 등을 검토해 통보해야 한다.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등은 수사 관계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이 검토한 증거와 사건을 종결한 근거를 확인한 뒤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공소청 검사를 통한 통제 장치도 남는다. 검사는 직접 수사하거나 보완 수사를 수행할 수는 없지만, 경찰에 보완 수사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시정조치, 사건 송치나 다른 기관으로의 이송, 담당 경찰에 대한 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이번 개편을 경찰 수사 권한의 일방적인 확대로 보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의 지휘 없이 수사하는 체계는 2021년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2일부터는 중수청이 맡는 수사가 늘어 경찰만 수사하는 범위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