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자의 미국 방문비자(B1·B2) 조정 거절률이 2025년 미국 회계연도에 24.73%를 기록했다. 전년도 14.97%보다 9.76%포인트 오른 수치로, 관련 통계가 제시된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외교부가 26일(한국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의 집계 기간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다. B1은 단기 상용, B2는 관광 목적의 비자이며, 조정 거절률은 전체 비자 발급·거절 건수에서 거절 사유가 해소된 사례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한국 국적자의 거절률은 2020년 8.46%에서 2021년 18.03%로 올랐다가 2022년 17.38%, 2023년 14.44%로 낮아졌다. 2024년에는 14.97%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25회계연도에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국적자의 거절률은 5.76%에서 5.68%로, 중국 국적자는 25.37%에서 20.21%로 낮아졌다. 전자여행허가(ESTA) 프로그램이 있는 영국·독일·프랑스의 조정 거절률도 각각 20.44%, 12.22%, 9.67%로 한국보다 낮았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전년보다 각각 2.41%포인트, 1.17%포인트 상승했다.
외교부는 거절 사유에 대해 “미국 측에서 공개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상세 사유 파악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이민 문제가 미국 내 첨예한 정치 현안이 되면서 비자 심사 정책 강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현지 파견 인력에 대한 단속·심사 강화도 거절률 상승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9월에는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되는 사건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이민당국이 한국을 일종의 ‘관심 국가’로 지정해 비자 발급 기준을 까다롭게 조정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최근 한미 관세·안보협상 장기화와 쿠팡 개인정보 유출 문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발언에 따른 일부 정보 제한 등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야권은 정부에 한미관계 개선 대책을 요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한국시간)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10월 방미가 무산됐다고 주장하며 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와 고위급 소통을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26일(한국시간) 페이스북에서 방문비자 거절률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가 문제를 회피하면 상황이 악화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