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드물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5년 생존율도 17%로 주요 암 가운데 가장 낮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불량과 지속적인 등 통증, 황달 등의 신호를 살피고 고위험군은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췌장은 위 뒤쪽과 척추뼈 앞쪽의 복강 깊숙한 곳에 있어 일반적인 진찰이나 스스로 느끼는 변화만으로 이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천 교수는 초기 발견이 늦는 데다 항암제 효과가 낮고 유전자 변이가 다양한 점을 낮은 생존율의 원인으로 꼽았으며, 췌장의 섬유성 조직에 둘러싸인 암세포까지 항암제가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운 점도 치료 효과를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소화불량은 놓치기 쉬운 신호 중 하나다. 암으로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의 분비가 줄면 식후 더부룩함과 함께 악취가 심한 변이나 기름이 뜨는 지방변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신경을 침범하면 상복부를 쥐어뜯는 듯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천 교수는 똑바로 눕거나 배를 펴면 통증이 심해진다며, 밤에 누웠을 때 등 통증이 지속되면 췌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췌장 머리 쪽에 생긴 암은 담도를 막아 눈 흰자위가 노래지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을 일으켜 비교적 일찍 발견될 수 있다.
반면 몸통과 꼬리에 생긴 암은 황달이 없고, 1·2기에는 신경·혈관과 떨어져 있어 통증도 나타나지 않는다. 천 교수는 종양이 2~3㎝를 넘어 췌장 밖 신경이나 혈관을 침범해야 통증을 느끼며, 이때는 이미 3기가 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 당시 3기 이상인 비율은 몸통에 생긴 암이 50%, 꼬리에 생긴 암이 70%에 이른다.
고위험 요인으로는 장기간 흡연과 당뇨병 치료, 만성 췌장염, 고지방 식습관, 가족력, 남성, 고령 등이 꼽힌다. 천 교수는 고위험군에 복부 CT 추적 검사를 권하고, CT 촬영이 어렵거나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으면 MRI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50세 이후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거나 혈당이 급격히 나빠지면 췌장 이상을 확인하고, 인슐린 치료를 받는 당뇨 환자는 3~5년 주기로 췌장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치료는 1·2기의 경우 수술이 원칙이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수술 후 약 6개월간 항암 치료를 한다. 동맥혈관을 부분적으로 침범한 3기는 항암 치료로 종양을 줄인 뒤 수술하는데, 천 교수는 수술로 전환하는 비율이 최대 40% 정도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 젬시타빈이 개발된 뒤 여러 약을 조합한 폴피리녹스(FOLFIRINOX) 등이 나오면서 5년 생존율은 과거보다 2~3배 높아졌다. 천 교수는 좋은 약이 개발되고 신약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 췌장 전문의와 상담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