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일주일 앞둔 17일 서울 영등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사거나 수입산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양배추 한 통보다 최종 가격이 800원 싼 조각 양배추를 고르고, 애호박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채소류 물가는 전달보다 12.4% 상승해 명절 식재료를 마련하는 부담을 키웠다.
한국물가협회가 6개 도시 전통시장에서 2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 평균 비용은 30만3750원이었다. 지난해보다 4% 높고, 2020년의 23만9900원과 비교하면 26% 상승한 금액이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산 식재료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 롯데마트에서 11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미국산 척아이롤 매출은 96%, 호주산 부채살은 61% 증가했고, 한우 등심 매출 증가율은 23%였다.
돼지고기도 국내산 대패삼겹살 매출 증가율은 5.6%였지만 브라질산은 76%에 달했다. 갈치는 국내산이 4%, 베네수엘라산이 20% 늘었고, 10마리에 2만원이 넘는 국내산 조기 대신 1만원 정도인 세네갈산 조기가 선택지로 떠올랐다.
돼지고기 부위 선택도 달라졌다. 이마트에서 최근 한 달간 삼겹살 매출은 16.9% 늘었지만 앞다리살은 31% 증가했다.
대형마트 가격은 삼겹살이 100g당 2680~3180원, 앞·뒷다리살이 1180~1780원으로 조사됐다.
부피가 큰 채소와 과일은 조각 상품이나 컵과일처럼 소량으로 살 수 있는 제품이 잘 팔렸다. 이마트의 친환경 조각 양배추 판매량은 1777%, 200g 간편 컵과일 판매량은 283% 늘었다.
대형마트 축산코너 직원 성모씨는 앞다리살을 불고기용으로 얇게 썰거나 동그랑땡·돈가스용으로 다져달라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요 급증과 유가 불안, 환율 등을 언급하며 수급 관리와 유통망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