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연례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올해를 넘겨 내년 초에 열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27일(한국시간) 전해졌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동맹 현대화 등 안보 현안을 다루는 회의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이견과 일정 조율 문제가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1월에 열리던 SCM은 올해 전작권 전환 시기와 속도에 대한 견해차로 12월 워싱턴DC 개최가 전망됐지만, 미국 측은 내년 1월 개최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간선거와 중동 전쟁도 일정 조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정부는 올해 SCM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의 지휘 능력 등을 확인하는 3단계 검증 가운데 2단계인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 목표 시점인 ‘X연도’를 정해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한다는 구상이었다.

양국은 올해 예정된 공동 평가를 마쳤지만, FOC 검증을 완료할 조건이 충족됐는지를 놓고 의견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인 반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당장 전작권을 전환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 장관은 26일(한국시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결정하기 위해 한미 당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SCM을 준비하는 전 단계 성격의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도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했던 11월 초 일정에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는 양국 장관이 일정을 논의할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강 장관은 취임 36일째인 27일(한국시간)까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으며, 세부에서의 만남이 향후 전작권 논의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1968년 시작된 SCM이 해를 넘겨 열린 사례는 1998년 회의가 유일하다. 당시 미국의 대이라크 공습 준비로 미군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이 어려워져 이듬해 1월로 미뤄졌으며,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은 한국의 정국 혼란이 이어졌던 1980년뿐이었다. 올해 회의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SCM이 열리지 않는 해는 세 번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