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표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제20차 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과 대북 억제 태세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북한 대표는 자국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지칭하며 한국의 대응을 비난했고, 한국 대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선 방어적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방은 북한 대표가 지난 3월 ‘프리덤실드’와 8월 ‘을지프리덤실드’를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북한 대표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하더라도 북한을 겨냥한 고강도 전쟁 예행연습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는 당초 발언할 계획이 없었으나 북한의 반복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 때문에 반박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며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방위·억제 태세는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역 평화와 안보에 기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 대표는 핵실험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미사일 발사·군사 협력으로 평화를 만들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에 국제적 의무 준수와 핵무기·핵 프로그램 포기를 요구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대화로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반박권을 행사한 북한 대표는 한국과 어떤 일도 함께할 의도나 이유가 없다며, 한국이 미국과 북한을 겨냥한 핵 훈련을 벌이면서 대북 대응 조치를 거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핵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한국에 자국 안보를 보장할 방법과 수단을 찾으라고 말했다.
북한 대표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옹호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전투 참여는 주권적 권리에 속하며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과 유엔헌장 등 국제법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방에 앞서 남북은 같은 위원회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놓고도 충돌했다. 이날 발언한 북한 대표는 지난 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들어 한국의 책임 추궁에 반박했던 인물이다. 한국 정부는 22일(한국시간) 북한의 DMZ 지뢰 도발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