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LA 시장 선거에 출마한 캐런 배스 시장과 니티아 라만 시의원이 어제(13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두 후보는 치안 문제와 팰리세이즈 산불 대응, LAPD 수장 짐 맥도널의 거취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NBC4와 텔레문도 52가 주최한 1시간 분량의 토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배스 시장은 라만 시의원이 시장직을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라만이 극단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요일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반면 라만 시의원은 배스 시장이 2025년 1월 대형 피해를 낸 팔리세이즈 산불과 최근 보일하이츠의 리니지 냉동창고 화재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라만 시의원은 현재 시청이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국장 교체 놓고 정면충돌
토론의 상당 부분은 배스 시장이 2024년 임명한 맥도널 LAPD 경찰국장의 거취에 집중됐다.
당시 라만 시의원은 시의회 다수와 함께 맥도널의 임명 승인에 찬성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 라만 시의원은 LAPD가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과 부적절하게 협력했다며 경찰국장 교체를 요구했다.
다만 NBC4의 코난 놀런 기자가 2028년 LA 하계올림픽 이전에 맥도널을 해임할 것인지 묻자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
라만 시의원은 경찰국장 교체가 시장의 단독 결정으로 이뤄지는 사안이 아니며, 경찰위원회와 시의회의 동의도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배스 시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경찰국장을 교체하면 LAPD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는 경찰국장을 해임하는 것은 시장의 권한이라면서도, 라만 시이원이 경찰국장을 선정하고 조직을 이끄는 데 필요한 절차와 책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파시스트 거짓말쟁이’ 영상 놓고 설전
두 후보는 라만 시의원이 지난주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맥도널을 비판하며 “파시스트 거짓말쟁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일을 두고도 맞붙었다.
라만 시의원은 이후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발언을 편집해 원래 의도와 다르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라만 시의원은 문제가 있는 편집 영상이 게시된 사실을 확인한 뒤 약 한두 시간 만에 삭제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라만 시의원은 자신이 LA시나 배스 시장, 경찰국장을 파시스트라고 표현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스 시장은 라만이 자신과 경찰국장을 파시스트라고 지칭했다며, 해당 표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라만 시의원이 대도시 시장직을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선 라만 우세…배스 측은 준비 부족 부각
두 후보는 지난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결선에 진출했다.
배스 시장은 34%, 라만 시의원은 29%를 득표했으며, 리얼리티 TV 출연자로 알려진 스펜서 프랫이 3위를 기록했다.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라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격차는 조사마다 달랐다.
지난달 UC버클리 정치학연구소가 LA타임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가운데 라만 지지율이 39%, 배스 지지율이 28%로 집계됐다.
유권자 약 3분의 1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몇 주 뒤 소방관 노조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배스 시장의 열세 폭이 이보다 훨씬 좁게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뒤처진 배스 시장과 지지자들은 라만 시의원이 시장직을 수행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해 왔다.
라만 시의원은 이에 맞서 지난주 집권 후 첫 100일 동안 추진할 계획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라만 시의원은 산불 피해를 입은 퍼시픽 팔리세이즈 지역의 복구를 총괄할 새 책임자를 임명하고, 시 부서 간 업무 조율을 개선하기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때 정치적 동맹에서 경쟁자로
배스 시장과 라만 시의원은 한때 정치적 동맹이었다.
2024년 라만 시의원이 실버레이크에서 서부 샌퍼낸도 밸리까지 이어지는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했을 당시 배스 시장은 라만을 지지했고, LA카운티 민주당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는 과거의 협력 관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배스 시장은 라만 시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을 무시해 왔으며, 주민들이 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장실에 직접 연락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4년 전 라만 시의원의 지역구 민원이 많아 주민들을 돕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라만 시의원은 이를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배스 시장이 지역구 내 셔먼옥스 주민들에게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준 일을 문제 삼았다.
주민들이 시장에게 직접 전화하면 민원이 처리된다는 것은 시 행정 부서의 기능 장애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라만 시의원은 이어 보일하이츠 주민들도 시장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배스 시장은 그렇다고 답했지만, 라만은 자신이 만난 주민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후보 지지 단체들, 수백만 달러 선거전
두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보고에서 각각 약 250만 달러를 모금하며 비슷한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보를 지지하는 외부 단체들은 훨씬 큰 규모의 독립 지출을 통해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배스 시장을 지지하는 LA경찰보호연맹은 올해 최소 350만 달러를 투입했다.
이 단체는 라만 시의원이 학교 주변 노숙자 야영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LA카운티 노동연맹도 배스 시장을 지원하는 독립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라만 시의원을 지지하는 서부주 지역 목수협의회는 900만 달러를 선거운동에 투입했다.
이 단체는 올해 LA시 전역에서 노숙자 수가 증가한 문제와 팔리세이즈 산불 대응을 둘러싼 배스 시장의 책임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금액의 약 3분의 2는 네바다주 리노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 매니저 애런 소스닉이 부담했다.
소스닉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버스 전용차로 확대 문제를 놓고 LA시 지도부에 압력을 가해 온 인물이다.
11월 3일 결선을 앞두고 두 후보가 치안과 재난 대응, 시 행정의 신뢰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여론조사와 외부 단체들의 대규모 선거 지출이 막판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