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세라 61%·공화당 힐튼 34%…9월 조사보다 격차 더 벌어져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 전 폭스뉴스 해설위원과의 격차를 더욱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될 경우 베세라는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유권자 투표로 선출되는 첫 라틴계 주지사가 된다.

UC버클리 정치학연구소(IGS)가 LA타임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가운데 61%가 베세라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힐튼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4%였다.

이는 9월 중순 조사에서 베세라가 25%포인트 앞섰던 것보다 격차가 더 커진 수치다.

UC버클리 정치학연구소 마크 디카밀로 여론조사 책임자는 “베세라는 이제 민주당 유권자들의 거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했고, 공화당 유권자들도 거의 만장일치로 반대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과 연방 하원의원,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베세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하면서 민주당 내 폭넓은 지지를 결집했다는 평가다.

디카밀로는 베세라가 민주당의 주요 세력 가운데 어느 쪽도 소외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권자 최대 관심사는 생활비에서 트럼프 행정부 견제로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꼽은 선거 최대 현안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이었다.

투표 가능 유권자의 40%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맞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고, 34%는 생활비 부담 완화를 꼽았다.

이는 9월 중순 조사와 달라진 결과다.

당시에는 생활비 부담이 44%로 가장 높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응답은 37%였다.

범죄 억제와 일자리 창출, 공교육 그리고 의료 서비스 개선 등 과거 선거에서 주요 쟁점이었던 사안들은 이번 조사에서 두 현안에 크게 뒤처졌다.

특히 베세라 지지층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이 두드러졌다.

베세라 지지자의 62%가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것을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디카밀로는 최근 민주당 유권자들의 반트럼프 정서가 강해진 배경으로 캘리포니아 선거에서 불법 투표가 있었는지 확인하려는 연방정부의 움직임, 지속적인 이민 단속, 인플레이션과 휘발유 가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을 들었다.

세대별·인종별로 선거 우선순위 달라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연령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50살 미만 유권자들은 생활비 부담을 주요 현안으로 꼽는 비율이 높았으며, 50살 이상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라틴계 유권자들은 생활비와 트럼프 정책 문제에 비교적 고르게 의견이 나뉘었다.

또한 백인과 흑인, 아시아계 유권자들에 비해 세금 인하와 범죄 대응, 이민자 공동체 보호를 주요 과제로 꼽는 비율이 높았다.

베세라에 대한 지지율은 라틴계와 백인 유권자층에서 각각 전체 유권자 지지율과 비슷한 약 60%를 기록했다.

흑인과 아시안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베세라가 더 높은 호응을 얻었다.

베세라 호감도 상승…힐튼의 부정적 선거운동 효과 제한적

11월 3일 선거 투표 마감을 앞둔 시점에서 베세라에 대한 호감도는 53%, 비호감도는 41%로 집계됐다.

반면 힐튼은 비호감도가 56%에 달했고, 호감도는 34%에 그쳤다.

디카밀로는 힐튼 측의 부정적인 선거운동이 베세라의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베세라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높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측정된 베세라의 호감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에게 지지 후보와 관계없이 누가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도 물었다.

민주당 유권자의 90%, 주요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유권자의 80%가 베세라의 승리를 예상했다.

반면 공화당 유권자의 절반과 자신을 ‘마가(MAGA)’ 지지자로 분류한 유권자의 58%는 힐튼이 이길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유권자가 공화당보다 약 두 배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이 지난 20년 동안 주 전체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다.

디카밀로는 공화당 지지층의 힐튼 승리 기대에 대해 “실현되기 어려운 희망을 붙잡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세라가 개빈 뉴섬 주지사의 임기 제한에 따른 공석을 차지해 당선되면,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초로 유권자 투표를 통해 선출된 라틴계 주지사가 된다.

주지사직에 라틴계 인사가 오른 것은 약 150년 만이다.

라틴계 주지사 탄생에 자부심 있지만 변화 기대는 신중

이번 조사는 라틴계 주지사 탄생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복합적인 인식도 보여줬다.

라틴계 주지사를 선출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조금 넘었고, 라틴계 유권자에서는 45%였다.

그러나 라틴계 유권자의 52%, 전체 유권자의 58%는 주 역사상 첫 라틴계 주지사를 선출하는 일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라틴계 주지사 선출이 캘리포니아의 인종 간 불평등을 줄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라틴계 유권자의 61%, 전체 응답자의 57%는 인종 간 불평등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인종 간 긴장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비슷한 수준의 유권자들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라틴계 주지사가 탄생하면 지역사회에 퍼진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라틴계 유권자의 40%였으며,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3%였다. 나머지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G. 크리스티나 모라 IGS 공동 책임자는 “라틴계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은 라틴계 주지사 선출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민자 공동체가 겪는 두려움과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선출직 공무원 한 명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재임 중이고 물가는 높은 상황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은 새로운 주지사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희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영어와 스페니시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캘리포니아 등록 유권자 2,787명 가운데 이미 투표했거나 11월 선거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1,477명의 응답을 가중치 적용해 분석했으며, 오차범위는 ±3%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