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규제당국이 어제(8월17일) 월요일, 차량 타이어 교체 시 구매할 수 있는 타이어 종류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승인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alifornia Energy Commission)는 만장일치 표결로, 특정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교체용 타이어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새 규정 도입을 의결했다.
데이비드 호크실드(David Hochschild)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 위원장은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타이어 제조업체들과 위원회 실무진은 이번 조치가 캘리포니아 주의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킬지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양측 모두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타이어 중 상당수가 이번 규정으로 인해 더 이상 판매될 수 없게 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타이어의 '구름저항(Rolling Resistance)', 즉 타이어가 도로를 구를 때 소모되는 에너지량이다. 구름저항이 낮을수록 차량이 소비하는 연료나 전기 사용량이 줄어든다. 신차에는 대체로 효율이 높은 타이어가 장착돼 있지만, 소비자들은 통상 이를 구름저항이 더 높은 타이어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1단계 규제는 2029년부터 시행되며, 구름저항 수준이 킬로뉴턴당 최대 9.1뉴턴(N/kN)인 타이어까지 판매를 허용한다. 2033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에서는 이 기준이 7.2 N/kN으로 강화된다. 위원회는 537개 종류의 타이어를 시험한 뒤 이 같은 기준을 마련했다.
위원회 실무진에 따르면, 이번 규정의 취지는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교체용 타이어가 최소한 차량 신차 출고 당시 장착된 타이어와 평균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는 1단계 시행 시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4개월간 연료 또는 전기 비용으로 79달러를 절약할 수 있으며, 2단계에서는 7개월간 약 153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낸시 스키너(Nancy Skinner) 위원은 "이번 규정은 우리 위원회의 권한 내에서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굿이어(Goodyear)를 비롯한 타이어 제조업체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굿이어를 대변해 발언한 브렛 글래드펠티(Bret Gladfelty)는 위원회에서 이번 규정이 소비자 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위원회가 아직 규정과 관련된 기술적·법적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글래드펠티는 CEC에 보낸 서한에서, 위원회가 발표한 신규 타이어 가격 관련 데이터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위원회가 2단계 시행 시 타이어당 평균 6.50달러 정도의 가격 상승을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수백 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래드펠티는 북가주 방송 KCRA 3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새 규정이 시행되면 2033년까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타이어의 약 70%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 미쉐린(Michelin) 등 다른 타이어 제조업체들도, CEC가 이 규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규제 집행 방식에 따라 대형 제조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불균등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원회 실무진은 자체 시험소를 활용해 타이어를 직접 검사함으로써 제조업체가 제출한 정보를 검증하고, 소매업체와도 지속적으로 확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대기질 개선을 비롯한 여러 환경적 이점을 근거로 위원회에 이번 규정을 채택할 것을 촉구해왔다.
규정 적용 예외 대상
CEC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타이어들은 이번 새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 모터스포츠용 경주용 타이어
- 겨울철 눈길용 타이어(스노타이어)
- 사계절용 윈터 퍼포먼스 타이어
- 중고 및 재생 타이어
- 딥트레드(deep tread) 타이어
- ATV 및 기타 오프로드 차량용 타이어
- 시속 99마일(약 159km) 이하 사용 대형 오프로드 타이어
- 오토바이용 타이어
- 임시 사용 스페어타이어
- 공칭 림 지름 13인치 이하 소형 타이어
- 소량 생산 타이어(연간 1만 5000개 미만)
- 응급차량용 타이어
- 고하중지수 타이어(하중지수 122 이상)
- 시속 50마일(약 80km) 이상 주행이 불가능한 타이어
- 스페이스세이버(space saver) 타이어
어제 나온 이번 조치는 2003년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승인한 법안 AB 844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시 법안은 에너지위원회에 타이어 효율성과 관련한 규정 마련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데이비드 호크실드 에너지 위원회 위원장은 낸시 스키너 위원이 이 법안을 언급하기 전까지는 해당 입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낸시 스키너 위원은 잘 알려진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주 상원의원 시절 석유·가스 산업을 규제하는 현행 여러 주법을 입안한 인물이다.
표결이 끝난 후, KCRA 3는 낸시 스키너 위원에게 이번 타이어 관련 규정 제정을 그가 직접 추진한 것인지 질문했다. 낸시 스키너 위원은 이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았지만, 다른 위원들과의 공동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낸시 스키너 위원은 "만약 제가 20년 전에 이 위원회에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CEC가 지난 20년간 왜 이 법안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낸시 스키너 위원은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비용 압박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CEC가 타이어를 규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캘리포니아는 이러한 규정을 마련한 최초의 주가 됐다.
CEC의 시바 군다(Siva Gunda) 부위원장은 "이는 하나의 협력 관계"라며, 규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업계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