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에서 전국적인 민주당의 승리 바람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된 '억만장자 부유세' 주민발의안 40은 예상만큼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에서도 초고액 자산가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에 유권자들의 반대가 더 컸다.
캘리포니아주 선거관리국 집계에 따르면 어제(3일) 기준 자산 1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억만장자에게 5%의 일회성 부유세를 부과하려던 주민발의안 40은 약 56%의 반대 표를 받으며 44%에 그친 찬성 표에 크게 앞서 부결이 유력해졌다.
약 600만 표의 개표가 아직 남아있어 공식 결과 발표는 미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이번 부유세 발의안이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조차 외면받은 핵심 원인으로는 초고액 자산가들과 반대 진영이 동원한 압도적인 자금력과 광범위한 연대 전선이 꼽힌다고 LA타임스가 오늘(5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실 자료에 따르면 주민발의안 40의 찬반 진영과 부유세를 차단할 수 있는 주민발의안 41·42를 둘러싸고 모금된 선거자금은 약 4억8,9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3억8,000만 달러 이상이 억만장자 부유세를 저지하는 데 사용됐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 억만장자들도 부유세 반대 광고를 지원하는 단체인 'Building a Better California'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
반면 이번 부유세를 제안한 캘리포니아의 강력한 의료노조인 서비스종사자국제노조(SEIU) 산하 서부지역 의료노동자연합(SEIU-UHW)를 비롯한 부유세 지지 진영의 모금액은 약 1억 달러에 그쳤다.
주민발의안 40 반대 측의 전략도 주효했다.
광고에는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 대신 교사, 간호사, 소방관 등 신뢰도 높은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개빈 뉴섬 현 주지사, 당선인인 하비에르 베세라, 교직원 노조, 플랜드 패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 주요 기업 단체들까지 초고액 자산가의 타주 이탈과 세수 감소를 우려하며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더해 소득이 아닌 누적 자산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 방식의 복잡성과 미묘한 거부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자산 직접 과세가 향후 개인의 은퇴 자금이나 저축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형성되었다.
실제로 부유세에 맞서 개인 저축과 은퇴 자금에 대한 신규 과세를 금지하는 주민발의안 42는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주민발의안 40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의료노조 등 찬성 측은 2028년 선거에서 억만장자 부유세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향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SEIU-UHW의 수석보좌관 수잔 히메네스는 “새크라멘토가 환자들을 보호하고 억만장자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의료 노동자들은 2028년 부유세를 다시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