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민주당이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지는 프로포지션 40,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안을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영향력 있는 주요 노동조합들이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은 오늘(2일) 샌디에고에서 당 간부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프로포지션 40에 대한 지지 여부를 표결했다.

앞서 지지와 중립을 선택하는 안건이 각각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후 찬성표가 추가로 확보되면서 최종적으로 당의 공식 지지를 결정했다.

민주당이 공식 지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투표의 60% 이상이 필요했다.

프로포지션 40은 억만장자의 자산에 일회성 5%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 지지 측은 이 세수를 연방정부의 의료 분야 재정 삭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족분을 보완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부유세를 주도한 의료노조 SEIU-UHW는 민주당의 지지 결정을 당내 평당원들이 진보적인 세금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데이브 리건 SEIU-UHW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지지는 캘리포니아 민주당이 억만장자 부유세를 두고 단결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종식시킨다”며 “민주당원들은 이 세금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포지션 40 지지 진영과 반대 진영은 주말 표결을 앞두고 각각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맥신 워터스 연방 하원의원은 샌디에고 회의에 직접 참석해 법안 지지표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으며, 버몬트주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도 앞서 이 법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노동계가 모두 억만장자세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교사협회(CTA)를 비롯한 일부 강력한 노동단체들은 프로포지션 40에 반대하고 있다.

억만장자세가 11월 함께 투표에 부쳐지는 고소득층 소득세 연장안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소득세는 학교 재정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부유세 반대 측은 또 억만장자에게 일회성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면서 세수와 투자, 일자리 등이 함께 빠져나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부유층들이 타주에 주택을 매입해 거주지 이전을 준비하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를 비롯해 차기 주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 교사협회, 캘리포니아 전문소방관협회, 캘리포니아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Affiliates of California) 등은 프로포지션 40에 반대하고 있다.

반대 진영은 부유세가 주정부 예산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의료·교육·공공안전 분야에 안정적인 재원을 제공하기보다는 검증되지 않은 일회성 세수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 진영의 대변인 에번 웨스트럽은 표결 직후 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명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 필요하다”며 “의료, 교육, 공공안전을 약화시킬 수 있는 불확실하고 검증되지 않은 방안은 해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민주당의 공식 지지는 11월 주민투표를 앞두고 부유세를 둘러싼 캘리포니아 정치권과 노동계의 갈등이 더욱 본격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