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트럭 운송업계가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형 운송업체보다 연료비 상승을 운임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영세·중소 운송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오늘(7일) 보도했다.

프레즈노에서 트럭 운송업체를 운영하는 자그룹 싱 데올은 현재 대형 트럭 2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돈을 벌지 못 한다”고 말한다.

데올은 한 대는 캘리포니아에서 중서부 지역으로 냉장 농산물을 운송한 뒤 반려동물 사료와 육류, 자동차 부품 등을 싣고 돌아오며, 다른 한 대는 데올이 직접 운전하며 아마존 물품을 운송한다.

올해(2026년) 초만 해도 트럭 한 대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약 1,000달러가 들었지만 지금은 1,60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데올은 “우리는 돈을 벌고 있지 않다”며 “트럭 운송업은 더 이상 안정적인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년 새 60% 이상 급등한 캘리포니아 디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번 주 캘리포니아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8.35달러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60% 이상 급등한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6.32달러보다 약 32% 높다.

트럭 운송업체 입장에서는 연료비가 수익을 직접적으로 갉아먹는 가장 큰 비용 가운데 하나다.

특히 소규모 업체들은 연료비가 급등하더라도 대형 업체처럼 운송료를 신속하게 인상하기 어렵다.

미 트럭 운송업체 가운데 90% 이상은 소규모 사업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건별로 화물을 운송하며 계약 조건에 따라 운임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연료비 상승분을 즉시 고객에게 전가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8월과 9월 사이 전국에서 최소 16개 화물운송업체가 기록적인 디젤 가격 부담 속에 파산을 신청했다.

“월 연료비 45만 달러…이익이 모두 사라졌다”

베이커스필드에 본사를 둔 중견 운송업체 로디스(Roadies)의 CEO 아브닌더 싱도 비슷한 상황을 호소했다.

디젤 가격이 캘리포니아에서 갤런당 8달러를 넘어선 이후 회사의 월 연료비는 45만 달러까지 급증했다.

그 결과 회사가 벌어들이던 이익이 사실상 모두 연료비로 사라졌다.

싱 CEO는 “말 그대로 마진이 전혀 없다”며 “운행은 계속하고 있지만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료비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전쟁 이전에는 갤런당 약 4달러 수준의 연료비를 부담했고, 트럭 한 대의 연료탱크를 채우는 데 약 1,200달러가 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 번 주유할 때 2,400달러가 필요하다.

싱 CEO는 “갤런당 8달러의 연료비로 미국의 어떤 트럭 운송회사도 살아남기 어렵다”며 “우리는 실제로 돈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싱 CEO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들에게 캘리포니아에 들어오기 전 연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애리조나에서 주유하도록 권하고 있다. 또 공회전을 줄이고 천천히 운전해 연비를 높이는 운전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데올 역시 트럭 두 대에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식 에어컨을 설치했다.

트럭을 세워놓고 잠을 잘 때 엔진을 끄고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연료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운전자 부족까지 겹쳐…인건비도 급등

연료비뿐 아니라 운전자 부족도 운송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2025)년부터 이민자 운전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교통부는 영어 능력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운전자 2만8,000명을 운전 업무에서 제외하고, 이민자에게 불법적으로 발급된 것으로 판단한 상업용 운전면허 3만 건 이상을 취소했다.

상업용 운전교육 학교 수백 곳도 문을 닫았다.

J.B. 헌트의 셸리 심슨 CE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안전 관련 단속 강화로 트럭 공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싱 CEO는 이민자 운전자들의 상업용 운전면허 취소로 운전자 풀이 줄면서 미국인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싱 CEO가 지급하는 운전자 운임은 마일당 45센트에서 80센트로 올랐다.

월마트 화물 운송료도 운전자 부족과 디젤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마일당 2.50달러에서 4.50달러로 뛰었다.

싱 CEO는 지난해 200대 수준이던 회사의 트럭을 현재 약 100대로 절반가량 줄였다.

물류비 상승은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운송비 상승은 결국 식료품과 각종 소비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데올은 “상추 가격이 일주일 만에 파운드당 3.39달러에서 3.59달러로 오를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 구성 변화도 운송업계의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올은 단속 이후 회사의 운전자 구성이 인도계 운전자 약 200명에서 약 20명으로 줄었으며, 현재는 약 230명의 미국인 운전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인 운전자들은 4~5일 운행한 뒤 집으로 돌아가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장거리 대륙횡단 운송 노선도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항만을 통한 전체 화물 물동량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5월 이후 화물 운송 현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데올은 운임이 오르는 속도보다 회사의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대책에도 운송업계 부담 여전

치솟는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도 나오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10월 2일 향후 4개월 동안 비축유 1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디젤 공급 확대를 자신의 정책 성과로 강조하며 유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상 10월 말까지 판매되는 여름용 연료 대신 겨울용 저가 개솔린의 조기 판매를 허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농업용으로 사용되며 세금이 면제되는 이른바 ‘레드 다이 디젤(red dye diesel)’의 도로 운송 트럭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만으로 현재의 비용 압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립 트럭 운전자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OOIDA의 루이 퍼그 부회장은 “대형 석유회사들의 올해 이익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한 반면, 급등한 디젤 비용이 영세 운송업체들이 간신히 유지해온 이익마진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년간 트럭 운송업에 종사해온 데올 역시 과거 경기 변동을 모두 경험했다.

2008년 경기침체 당시에는 트럭 소유주에서 운전자로 내려앉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운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백만 달러를 벌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다시 트럭을 5대에서 2대로 줄이며 몸집을 축소하고 있다.

디젤 가격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업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데올은 “때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그저 버티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