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캘리포니아주 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여파가 미 전역의 공급망과 소비자 물가로 번지고 있다고 CNBC가 오늘(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기름값이 비싼 캘리포니아주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컨테이너 항만 복합단지가 위치해 있어, 전쟁이 6개월 차에 접어들고 석유 제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미 전역의 소비자들이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에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체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A와 롱비치항을 포함하는 남가주 샌페드로 베이 항만 복합단지를 통해 전국 전체 컨테이너 수출입 물량의 약 3분의 1이 이동한다.
전국 각지의 매장에 상품이 도착하기 전에 상당수 물품이 먼저 캘리포니아 항만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캘리포니아의 높은 연료비를 부담하는 트럭과 철도가 동원된다.
미국 평균 5.36달러, 캘리포니아는 6.92달러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주로 원유 가격에 집중됐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석유제품 시장, 특히 디젤 공급이 더욱 빠듯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당분간 정유 능력 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전쟁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디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Lipow Oil Associates의 앤디 리포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디젤 수요의 약 8%에 해당하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디젤은 트럭과 화물열차 등 미국의 주요 운송수단에 사용되기 때문에 흔히 미 경제의 ‘일꾼’으로 불린다.
디젤 가격이 상승하면 단순히 주유소 가격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인 운송비와 물류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미자동차협회 AAA에 따르면 전국 디젤 평균 가격은 현재 갤런당 5.36달러 수준이다.
반면 캘리포니아의 평균 가격은 6.92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약 1.56달러 높다.
특히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 캘리포니아 디젤 가격은 갤런당 약 5.10달러였지만 이후 크게 상승했다.
캘리포니아의 높은 연료비, 구조적인 문제도 한몫
캘리포니아의 연료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데에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주 내 석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화석연료 산업은 수년간 규모가 축소됐고 정유공장도 문을 닫았다.
또한 캘리포니아는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대규모 연료 송유관망이 부족한 데다 환경 규제도 엄격하다.
이 같은 요인들이 공급 비용을 높이고 결국 주유소의 높은 연료 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공급망 상당 부분이 미 서부지역 연료 가격 부담”
캘리포니아의 높은 디젤 가격은 항만 물류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가 이끄는 분석팀은 지난 6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전국 공급망의 상당 부분이 서부지역의 높은 연료 가격을 부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료 가격 상승은 화물 운송비와 운송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전국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의 최종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뿐 아니라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주요 해상 운송로의 불확실성, 정유 능력 감소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디젤 시장의 불안정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최대 항만 물류 거점 가운데 하나인 남가주의 높은 연료비가 전국적인 물류비 상승과 소비자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