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 미 국방예산 증가에 힘입어 캘리포니아 경제가 향후에도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관세와 이민자 추방, 높은 에너지 비용 등이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경제 호황에도 고용 증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이 이번 주 발표한 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경제는 올해(2026년) 성장세를 유지한 뒤 내년(2027년)과 2028년에는 성장 속도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성장의 혜택이 모든 산업과 근로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고 있다.
특히 고용시장의 부진이 캘리포니아 경제의 주요 약점으로 지목됐다.
1분기 경제성장률 3.7%…전국 평균 크게 웃돌아
보고서는 최종 집계 결과 캘리포니아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경제성장률은 2.1%였다.
높은 성장률은 캘리포니아에 고부가가치 기술 산업과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이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벤처 캐피털 투자도 활발하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이뤄진 탑 10 벤처 투자 가운데 6건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집중됐다.
2분기에는 미 전체 벤처 캐피털 투자액의 82%가 캘리포니아로 유입됐다.
AI 산업의 급성장이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
오픈AI는 지난 3월 31일 기업가치 8,520억 달러를 평가받으며 1,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남가주에서는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항공우주·방위산업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코스타메사에 본사를 둔 안두릴 인더스트리스도 지난 5월 기업가치 610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상업용 항공기 생산 확대와 국방 관련 구매, 우주 탐사, 위성 생산 증가도 캘리포니아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 요인으로 꼽혔다.
AI·항공우주 호황에도 고용 증가는 제한적
경제성장과 달리 고용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8월까지 12개월 동안 약 13만8,5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그쳤으며, 8월 실업률은 5.1%로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높았다.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수석 경제학자 제리 니컬스버그는 캘리포니아 경제가 AI와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과 나머지 산업으로 양분되는 새로운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컬스버그 경제학자는 기술 변화로 경제 전체가 성장하더라도 모든 근로자가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라며 노동시장에 여전히 우려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헐리우드·빅테크는 감원 지속
영화 제작이 둔화된 헐리우드에서는 디즈니와 소니, 아마존 등 주요 스튜디오들이 감원을 발표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최근 4년 동안 약 5만7,000개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LA카운티에서 추가로 약 4,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카운티 정부가 의뢰한 8월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도 AI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세일즈포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했다.
다만 UCLA 보고서는 AI 투자가 내년과 2028년부터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교육 중심 고용도 둔화 우려
올해 캘리포니아의 고용 증가는 주로 의료·사회복지, 교육, 소매업 분야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들 산업의 고용 증가세가 앞으로도 강하게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예산 삭감과 연방정부의 의료지원 축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추방 정책 등이 채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업 급여명부를 기준으로 한 고용 통계와 달리 가구 조사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캘리포니아 노동인구가 35만1,1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조사에는 자영업자와 농업 종사자 등 기업 급여명부에 포함되지 않는 근로자도 반영된다.
실업률은 점진적 하락 전망
UCLA의 전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실업률은 올해 평균 5.2%를 기록한 뒤 2027년 4.9%, 2028년 4.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개인소득 증가율은 올해 1.0%, 내년 2.4%, 2028년 2.6%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AI와 항공우주 산업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도, 관세와 이민정책, 에너지 비용 등 외부 요인과 산업별 고용 격차가 향후 경제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