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이 컨설팅 업체들의 출장비로 2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 가운데, 이 중 수십만 달러가 규정상 허용되지 않거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비용으로 확인됐다고 LA타임스가 오늘(17일) 보도했다.
고속철도청 감사관실(Inspector General)이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철도청은 지난 2024년 6월부터 올해(2026년) 4월까지 4개 컨설팅 업체의 출장비로 2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감사관실은 이 가운데 약 절반에 해당하는 출장비를 검토한 결과 약 68만500달러가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약 54만3,000달러는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출장비였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에는 재정 자문사 KPMG, 법률 서비스 업체 Nossaman, 사업 관리 지원을 담당하는 AECOM-Fluor 합작회사, 선로와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SYSTRA/TYPSA 합작회사가 포함됐다.
1등석 항공권부터 해외 출장까지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컨설턴트에게 지급된 출장비에는 1등석과 프리미엄 항공권, 허용되지 않은 해외 출장 등이 포함됐다.
한 사례에서는 워싱턴DC에서 새크라멘토까지 개인 전용기를 이용한 컨설턴트가 프리미엄 항공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환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명의 컨설턴트에게는 덴버와 새크라멘토를 오가는 출장 30건에 대해 약 13만 달러가 지급됐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된 출장 신청은 5건에 불과했다.
해외 출장비로도 약 11만8,000달러가 지출됐는데, 감사관실은 이 비용 역시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출장이라고 판단했다.
계약 관리자는 해당 출장비가 금지된 비용이라는 감사관실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감사관실은 허용되지 않는 비용이라는 결론을 유지했다.
방 탈출·나이트클럽·시가 라운지 이용도
출장 목적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은 차량 호출 서비스 이용도 다수 발견됐다.
고속철도청이 승인한 차량 호출 비용 가운데는 워싱턴DC의 나이트클럽과 시가 라운지, 방 탈출 게임장, 새크라멘토의 주택과 피트니스센터, 덴버의 티키바와 스시 식당 등을 오간 사례가 포함됐다.
감사관실은 이 같은 이동에 대해 업무상 필요성을 입증할 설명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정부 규정상 출장비를 환급받으려면 대면 회의 등이 필요하다는 합리적인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감사관실은 고속철도청이 출장의 사업상 필요성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승인을 내린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CEO가 요청했다”는 이유로 출장 승인
출장 승인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한 컨설턴트는 직원들이 출장비에 대해 질문하자 고속철도청 CEO가 출장 자체를 요청했기 때문에 별도의 정당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비용은 결국 승인됐다.
감사관실은 일부 출장 승인 담당자들이 실제 업무상 필요성을 확인하기보다 고위 경영진이 출장 승인을 요청했다는 전제 아래 비용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감사관실은 불필요하거나 주 정부 규정 또는 계약 조건을 초과하는 출장비를 지급하는 것은 공공자금의 낭비이며, 공공 자원을 관리하는 기관의 역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청 “내부 통제 강화하고 부적절한 비용 회수”
감사관실은 고속철도청에 출장 정책을 개정하고, 출장 전에 서면 승인을 의무화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출장비 규정을 명확하게 교육할 것을 권고했다.
또 컨설팅 업체에 이미 지급된 허용되지 않는 비용을 확인해 회수할 것도 권고했다.
고속철도청 측은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출장비에 대한 문서화 및 승인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적절하게 지급된 비용이 확인될 경우 이를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청 감사관실은 2023년 첫 감사관이 임명된 이후 고속철도 사업의 계획과 집행, 운영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와 감독을 담당하고 있다.
일정 지연·비용 증가로 계속되는 논란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은 오랜 기간 일정과 비용 문제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실제 운행이 가능한 노선은 없으며, 공사는 센트럴 밸리 구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속철도청은 2026년 사업계획에서 향후 머세드와 베이커스필드 등을 연결하는 센트럴 밸리 구간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출장비 조사 역시 사업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공공자금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토니 스트릭랜드 주 상원의원은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납세자들이 고속철도 사업에 투입되는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또 출장비 지출 문제를 고속철도 사업 자체에 대한 비판과 연결해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