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80살 이상 연령층의 배심원 의무를 서류 제출 없이 영구적으로 면제하는 신규 법안이 통과되면서, 고령화와 공공 서비스, 시민의 의무 수행 그리고 고령층의 정계 은퇴 시점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패트릭 아렌스 주 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 AB 1359은 의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했다.

법안 구상에는 기존 면제 신청 절차가 고령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행정적 부담을 준다고 지적해 온 다이앤 맥케나 전 산타클라라 카운티 슈퍼바이저의 의견이 반영됐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배심원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고령자가 의사 소견서 등 별도의 의료 증빙 서류를 법원에 제출해야 했다.

맥케나 전 슈퍼바이저는 시력 저하로 운전이 불가능한 남편의 소견서를 스캔해 법원 시스템에 업로드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전하며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한계를 지적했다.

2028년부터 시행되는 개정법에 따라 80살 이상 주민은 단 한 번의 서면 신청만으로 배심원 명단에서 영구 제외될 수 있다.

또한 마음이 바뀔 경우 언제든 다시 배심원 참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서비스 제공 자격 자체가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 협회 등 찬성 단체들은 인지 장애나 치매를 앓는 고령자들이 복잡한 면제 절차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해당 법안을 적극 환영했다.

이번 법안 제정은 최근 미국 내에서 불거진 공직자 고령화 논쟁과도 궤를 같이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다이앤 파인스타인 전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 등의 건강과 인지 능력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공직 연령 제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행 법제상 배심원 의무와 달리 연방 의원이나 평생임기제인 대법관의 경우 고령이나 건강 악화를 이유로 퇴진시킬 강제적 기전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아렌스 의원은 "공직자들이 존엄성을 지키며 은퇴하고 다음 세대에게 리더십을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고령층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하는 것과 인지적·신체적 한계를 고려한 현실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