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학생의 성 정체성(Gender Identity) 변화를 부모에게 자동으로 통보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직접 문의할 경우에는 사실대로 응답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수퍼리어 법원의 마이클 삭스(Michael Sachs) 판사는 치노 밸리 통합교육구가 추진한 '부모 의무 통보 정책'을 다시 시행하려는 시도를 기각했다.
삭스 판사는 "학교가 트랜스젠더 관련 이슈를 알게 됐다고 해서 자발적으로 부모에게 연락해 이를 알릴 의무는 없다"면서도 "부모가 자녀의 상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의할 경우 학교는 답변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했다.
사건의 배경과 법적 공방
치노 밸리 교육구는 2023년 7월, 학생이 출생증명서와 다른 성별의 이름이나 대명사(Pronouns) 사용, 화장실 이용, 스포츠 참여를 요청할 경우 3일 이내에 부모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정책을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롭 봅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이 즉각 소송을 제기했고, 삭스 판사는 2024년 해당 정책이 특정 학생 집단, 즉 성소수자 학생만을 차별적으로 다룬다는 이유로 위헌, 불법 판결을 내렸다.
또한, 지난해(2025년) 제정된 캘리포니아 주법 역시 교사에게 학생의 성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변화된 법적 지형과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부모가 먼저 질문을 던졌을 때'의 대응 방식이다.
올해 3월 연방대법원 다수의견으로 확정된 관련 판례에 따라, 부모는 학교에서 자녀의 성정체성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학교 교직원은 자녀가 숨기고자 하는 사항이라 할지라도 부모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주 검찰 측의 델버트 트란(Delbert Tran) 부검찰총장은 이번 판결이 대법원의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교사와 부모 간의 정상적인 소통 권리를 보존한 최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양측의 반응 그리고 향후 전망
치노 밸리 교육구 측의 에밀리 레이 변호사는 부모의 알 권리를 인정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부모 통보는 주 전역에서 의무화되어야 한다"며 법원에 불만을 표시했다.
현재 주 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보수 성향의 손야 쇼(Sonja Shaw) 치노 밸리 교육위원장은 판결 후 "부모가 물어봐야만 알려준다면, 거짓말이나 비밀이 존재하는지 부모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며 판결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치노 밸리 교육구는 차별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모든 학생이 공식/비공식 기록의 변경을 요청할 경우 부모에게 통보하도록 정책을 개정해 현재 유지 중이다.
교육구 측은 앞으로 자녀의 성정체성 문제에 대해 알림을 받고 싶은지 부모에게 사전 의사를 적극적으로 묻는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