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여성 의류 브랜드 '브린 워커(Bryn Walker)'의 공동 창업자 부부가 지난 2일 오전 북가주 오클랜드 힐스 자택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도적으로 수사를 맡은 오클랜드 경찰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범행 후 자살(Murder-suicide)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총기를 누가 발사했는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총기 한 자루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인, 63살 미셸 민(Michelle Min) 씨의 남동생 폴 민 씨는 매형인 61살 브라이언 워커(Bryan Walker)가 누나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는 '브린 워커' 브랜드를 함께 운영해 온 공동 소유주다.
버클리 경찰국과 오클랜드 경찰국에 따르면 응급 대원들은 UC 버클리 캠퍼스 인근 부유한 주택가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2일 오전에 현장에 출동했다.
사건이 발생한 자택은 두 도시의 경계 지역에 위치해 있다.
CBS 방송은 현장 CCTV 영상에 따르면 오전 10시 43분쯤 첫 번째 총성이 들렸고, 직후 한 남성이 울부짖으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두 번째 총성이 들린 뒤 주변은 정적에 싸였다고 전했다.
폴 민 씨에 따르면 부부는 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민 씨는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매형을 향해 분노를 표하면서도, 그를 "지금껏 알던 사람 중 가장 정직하고 책임감 있고 부지런한 사람"이자 "형제처럼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말하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민 씨는 누나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자신이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매형의 모습을 일치시키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워커 씨는 최근 수개월간 위험한 금융 투자로 수백만 달러를 잃은 뒤 심각한 우울증과 괴로움에 시달려왔으며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폴 민 씨와 미셸 민 씨, 그리고 자신까지 세 사람이 "삶을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매는 이 제안에 놀랐지만 매형이 자신들을 해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커 씨가 평소 늘 친절했고 민 씨 가족을 위해 헌신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매형의 정신 건강을 우려한 남매는 그를 전문 치료 기관에 입원시키기로 합의했다.
민 씨는 바로 사건 당일 매형을 입원시킬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워커 씨가 이 사실을 알아챘는지, 혹은 이 계획이 비극의 원인이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민 씨는 "몇몇 시설 목록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며 "매형이 그 메모를 봤거나 누나가 자신을 입원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가능성을 추측할 뿐 정확한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워커 씨가 재정적 손실로 크게 낙담했던 반면, 누나는 상대적으로 담담했다고 전했다.
누나는 수년 전부터 더 단순한 삶을 살길 원했으며 베이 애리아를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 미니어처 오스트랄리안 셰퍼드 '핍(Pip)'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으며, 현재는 지인이 보호하고 있다.
민 씨 남매와 여동생 알렉산드라는 1977년 부모와 함께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캔자스 시티 인근 캔자스주에 정착했다.
민 씨는 5살 위인 누나 미셸 민 씨가 자신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부모님이 번갈아 일하며 집을 비운 사이, 큰누나인 미셸 씨가 식사를 챙기고 학교와 병원 동행을 맡아 남동생을 돌봤다.
부모님은 지난 10년 사이 세상을 떠났는데,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를 앓았고 어머니는 간부전으로 투병했다.
그동안 미셸 민 씨와 워커 씨 부부가 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부모님을 정성껏 간병했다.
또한 몇 년 전 폴 민 씨가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을 때도 누나 부부는 늘 그의 곁을 지켰다.
부부는 1980년대 캔자스 시티에서 처음 만났다.
아이오와주 출신인 워커 씨는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미셸 민 씨는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이들 부부는 이후 민 씨의 부모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버클리에 정착했다.
처음에는 다른업체의 제품을 섞어 파는 작은 옷가게로 시작했다가, 미셸 민 씨가 직접 의류와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기 시작하면서 매장의 모든 상품이 그녀의 작품으로 채워졌고 이것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 버클리의 4가와 텔레그래프에 매장을 연 뒤 사업을 확장해 공장을 세우고 도매 판매를 시작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브린 워커'는 6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전국 약 1,000개 부티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편 민 씨는 경찰이 사건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자택을 열어둔 채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택 사진과 주소가 뉴스 사이트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부 물품이 유실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그는 현재 해당 자택에 머물고 있으며, 도착 이후 무단 침입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경찰국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취재 요청에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