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영화산업을 주름잡던 캘리포니아가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마저 해외에서 촬영하는 처지에 놓였다.
LA타임스는 12일 넷플릭스가 존 스타인벡의 대표 소설 '에덴의 동쪽(East of Eden)'을 드라마로 제작하면서 촬영지로 캘리포니아가 아닌 뉴질랜드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작품의 배경은 캘리포니아 중부 살리나스 지역이지만, 제작진은 과거 캘리포니아의 자연경관을 재현하기에 뉴질랜드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연출을 맡은 조이 카잔 감독은 뉴질랜드에는 개발되지 않은 광활한 자연경관이 많이 남아 있는 반면, 실제 살리나스 밸리는 오랜 도시화와 개발로 100여 년 전 모습을 상당 부분 잃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카잔 감독은 캘리포니아에서 촬영하고 싶었지만 예산상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촬영 지원 제도도 해외 제작사들을 유치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LA는 세계 각국의 도시를 대신하는 영화 촬영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높은 제작비와 해외 촬영 인센티브 등으로 영화와 TV 제작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LA 지역 촬영 일수는 2019년 이후 약 절반으로 줄었으며, 최근 4년간 영화산업 일자리도 약 5만7천 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세계 어느 곳이든 재현했던 할리우드가 이제는 자신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모습마저 해외에 맡기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