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구단주, 형제자매의 지분 매각 시도에 법적 대응 나서
LA 레이커스(Los Angeles Lakers) 구단주 지니 버스(Jeanie Buss)가 형제자매들이 추진 중인 버스(Buss) 가문의 잔여 소수 지분(17.8%) 매각 계획에 대해 법적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AP통신이 어제(8월17일) 월요일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ESPN과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은 앞서 버스 가문 형제자매들이 조슈아 쿠슈너(Josh Kushner)와 밥 아이거(Bob Iger)에게 가족신탁 명의로 보유 중인 잔여 지분을 매각하기로 표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분은 1979년 아버지 제리 버스(Jerry Buss)가 인수한, NBA 17회 우승 구단인 레이커스에 대한 것이다. 이번 결정이 성사되면 지니 버스는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NBA 규정상 구단주(governor) 지위를 유지하려면 최소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니 버스의 변호인 애덤 스트라이샌드(Adam Streisand)는 지니의 다섯 형제자매 측 대리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족신탁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결정도 "현재 공동 수탁자인 지니, 재니(Janie), 조이 버스(Joey Buss)의 승인 없이는 이행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한은 또한 공동 수탁자들이 "지니 버스가 지배주주(Controlling Owner)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 15% 지분 요건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주식회사(Los Angeles Lakers, Inc.)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며 "공동 수탁자들이 이와 다르게 행동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그리고 이를 조력하거나 방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신탁 위반, 신인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법정모독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니 버스는 2013년 아버지 제리 버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줄곧 레이커스의 구단주를 맡아왔으며, 지난해에는 다저스(Dodgers) 구단주 마크 월터(Mark Walter)에게 레이커스의 지배지분을 100억 달러 가치로 매각하기로 하는 가족 측 결정을 주도한 바 있다. 현재 세금 문제로 연방 수사를 받고 있는 마크 월터는 이달 초 돌연 쿠슈너와 아이거에게 레이커스를 125억 달러 가치로 재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프로 스포츠 구단 매각가로는 또 한 번의 기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형제 사이인 벤처 캐피털리스트 조쉬 쿠슈너와 전 디즈니(Disney) CEO 밥 아이거는 월터로부터 구단 지분의 약 65%를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이들이 버스 가문 형제자매들과도 거래를 성사시킨다면, 이들의 지분율은 약 83%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지니 버스는 월터와의 기존 계약에 따라 최소 2030년까지 유지하기로 돼 있던 구단주 지위를 잃게 된다.
형제자매 간 갈등
버스 가문 형제자매들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 잦은 갈등을 겪어왔다. 지니는 2017년 오빠 짐(Jim)을 레이커스 농구 운영 총괄직에서 해임했으며,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는 짐과 자니(Johnny)가 지니를 레이커스 지배주주 자리에서 몰아내려던 시도와 관련해 오빠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니, 짐, 자니, 재니, 조이, 제시(Jesse) 등 버스 가문 형제자매 6명 전원이 가족신탁의 소수 지분 유지에는 동의했지만, 이번 매각 자체에 대해서는 모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조이와 제시는 지난해 11월 구단 프런트오피스 직책에서 해고됐다.
형제자매 측은 이달 표결을 통해 레이커스에 대한 가족 잔여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지니 버스는 해당 표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ESPN 보도에 따르면 지니 버스는 이번 최종 매각에 찬성하지 않은 유일한 형제자매였다.
버스 가문은 성명에서 "가족으로서 우리는 진행 중인 거래의 일환으로 버스 패밀리 트러스트의 잔여 지분을 밥 아이거 측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레이커스와 레이커스 팬들을 사랑하며, 앞으로도 LA를 계속 응원할 것이다. 다만 지금이 이 기회를 활용해 우아하게 물러날 수 있을 때, 그 길을 선택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애덤 스트라이샌드 변호사는 서한에서 조이와 제시 버스가 수년간 ESPN에 정보를 유출해왔다며, 이는 "버스 박사(Dr. Buss)가 선택한 후계자인 지니 버스가 아버지의 뜻을 이행하는, LA 레이커스에 해를 끼치려는 악의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스 가문과 레이커스의 역사
화학자이자 부동산 투자자였던 제리 버스는 잭 켄트 쿡(Jack Kent Cooke)으로부터 레이커스와 NHL 소속 로스앤젤레스 킹스(Los Angeles Kings), 그리고 포럼(Forum) 경기장을 675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레이커스는 매직 존슨(Magic Johnson)과 카림 압둘자바(Kareem Abdul-Jabbar)를 앞세워 1980년부터 1988년까지 NBA 우승을 5차례 차지하며, 화려한 경기 스타일로 유명한 '쇼타임(Showtime)' 시대를 열었다.
NBA와 프로 스포츠 전반이 점차 기업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레이커스는 막대한 인지도와 꾸준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가족 사업체의 성격을 유지해왔다. 제리 버스와 레이커스 구단은 지난 50년간 농구계 최고의 선수와 감독들을 다수 영입해왔으며,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는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레이커스에 5차례 추가 우승을 안겼고, 이후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가 2020년 통산 17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쿠슈너·아이거와의 매각 계약은 여전히 NBA 이사회(board of governors)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절차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