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잇따라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시장이 탄생하면서 미국 대도시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실시된 LA 시장 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 성향의 니티아 라만 시의원이 현직 캐런 배스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5일 배스 시장이 패배를 인정하면서 라만은 LA의 차기 시장으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시장 교체를 넘어 민주당 내 기존 주류 정치세력과 진보 진영 사이의 노선 경쟁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뉴욕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된 데 이어 미국 제1, 제2의 도시에서 민주사회주의 진영이 잇따라 시정을 맡게 된 것이다.

배스 시장의 패배에는 지난해 팰리세이즈 대형 산불 대응 논란과 노숙자 문제, 기본적인 도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도 중요한 정치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

기존 민주당 주류 정치세력에 맞서 젊은 진보층과 세입자,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이 새로운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라만은 주택 공급 확대와 대중교통 개선, 노숙자 정책 재검토, 경찰 수뇌부 교체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중교통 주변 아파트 건설 확대와 주택 개발 승인 절차 단축 등은 LA의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A 한인사회에서는 라만 행정부의 주택과 노숙자, 치안 정책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렌트비 부담에 시달리는 한인 세입자들에게는 주택 공급 확대와 세입자 보호 정책이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렌트 규제 강화 등 추가적인 세입자 보호 조치가 추진될 경우 한인 아파트 소유주와 임대사업자들에게는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LA 한인타운의 고질적인 노숙자 문제와 치안 역시 중요한 과제다.

노숙자 지원과 주거 확보에 무게를 두는 정책이 실제 거리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지, 경찰 운영 방식의 변화가 범죄 예방과 주민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인 식당과 마켓, 소매업소 등 소상공인들에게는 최저임금과 노동 규제, 영업 관련 비용이 주요 관심사다.

진보 성향의 새 시정부가 노동자 보호 정책을 확대할 경우 근로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지만, 인건비와 운영비 상승에 시달리는 업주들에게는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예상된다.

또한 한인타운 일대의 고밀도 주택 개발이 확대될 경우 주택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교통 혼잡, 주차 공간 부족, 기존 소규모 상권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싼 논쟁도 불거질 수 있다.

결국 한인사회에서는 라만의 민주사회주의 이념 자체보다 새 행정부가 높은 주거비를 낮추고, 노숙자 문제와 치안을 개선하면서도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뉴욕과 LA에서 잇따른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승리가 미국 대도시 정치의 장기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도 이 같은 민생 정책의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