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주 안에 진행될 두 건의 연방 법정 공방이 LA 지역 노숙인 지원 예산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최근 조치에 맞서 제기된 두 건의 별도 소송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LA의 주요 노숙인 지원 기관이 올해 최대 2억 4,100만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신청할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예산을 어떤 용도로 쓸 수 있을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두 소송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노숙인 정책을 새롭게 재편하고 지방정부의 연방 지원금 오·남용 의혹을 단속하려는 움직임을 둘러싼 더 큰 갈등의 일환이다.
LA 주관 기관, 자격정지 계속되나
첫 번째 소송은 HUD가 매년 LA에 지급하는 연방 노숙인 예산 중 최대 규모를 차지하는 전국 단위 '컨티뉴엄 오브 케어(Continuum of Care)' 보조금 경쟁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HUD는 LA 카운티 같은 대도시권이 해당 지역 전체 몫의 연간 예산에 대해 하나의 통합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해왔다. 이 지역을 대표해 신청서를 제출해온 기관이 바로 'LA 노숙인서비스국(LAHSA)'이다.
그런데 지난 6월, HUD는 재정 부실 관리 의혹에 대한 연방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LAHSA의 연방 보조금 활동 자격을 정지시켰다. HUD는 LAHSA가 이미 신청서 작업을 진행해왔음에도, 자격정지로 인해 올해 보조금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LAHSA는 자격정지 처분을 뒤집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의 지침을 기다리는 동시에 신청서 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데이비드 O. 카터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LAHSA가 제기한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에 대해 8월 6일 심리를 열기로 했다.
이후 HUD는 LAHSA를 완전히 배제한 채 노숙인 지원 서비스 제공기관들이 연방 예산을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안내한 상태다. 한편 LA 카운티 개발청은 필요할 경우 LAHSA를 대신해 지역 전체를 대표해 신청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HUD의 신청 마감 시한은 8월 26일로, 이날까지 LAHSA 또는 대체 신청기관이 연방정부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영구주택 지원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
두 번째 소송은 연방 노숙인 지원 예산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LAHSA에 따르면 LA 지역 컨티뉴엄 오브 케어는 그동안 2억 달러가 넘는 연방 배정 예산의 약 90%를 영구주택 지원, 즉 주거비 보조 등에 사용해왔다. 이는 노숙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으로 우선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 철학과 전략에 기반한 접근이다. 실업이나 중독, 정신질환 등 다른 문제들은 보통 일단 주거가 해결된 이후에 다뤄진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 방식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 행정부는 연방 컨티뉴엄 오브 케어 프로그램을 개편해 영구주택 지원 침상 수를 줄이고, 대신 약물치료와 회복, 법 집행에 더 무게를 두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우징 퍼스트'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HUD는 처음에는 지역 예산 중 영구주택 지원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지난해 LA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이 HUD 지침에 반발해 소송에 참여했다.
지난 6월 메리 맥엘로이 판사는 HUD의 해당 규정안을 무효화했지만, 지자체들이 요청한 영구적 금지명령까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HUD는 이번에는 영구주택 지원 비중을 지역 예산 계획의 최대 60%로 제한하는 새로운 보조금 규정을 발표했고, 이에 각 주는 같은 담당 판사 앞으로 새로운 소장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각 주의 반발
지난달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거의 20개 주가 이 새 규정과 관련해 HU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맥엘로이 판사에게 HUD의 새 예산 규정을 다시 한번 무효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비영리 연구·옹호 단체인 전미노숙인퇴치연대(National Alliance to End Homelessness)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에 제안된 규정으로 인해 노숙 위기에 처할 수 있는 LA 주민은 5,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주는 LA 같은 지역들이 신청서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8월 10일까지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송 측은 이번 제한 조치가 연방법과 상충하며,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연방정부의 '하우징 퍼스트' 전략을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새 규정이 정신건강 치료와 중독 회복,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방 정책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HUD가 승소할 경우, 지역 관계자들은 그 여파가 LA 카운티 전역에 미쳐 영구 지원주택을 비롯한 여러 노숙인 지원 프로그램의 최대 재원 중 하나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가 된 연방 예산은 최근 몇 년간 LAHSA 연간 예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해왔으며, 주·카운티·시 예산과 함께 지역 노숙인 지원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단일 재원 중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와 LAHSA 갈등의 배경
HUD는 LAHSA의 재정 관리·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 초 자격정지 조치를 내렸다. 감사관들과 지역 관계자들은 그동안 이 기관의 내부 통제, 계약 관리, 노숙인 예산 감독 체계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해왔다.
LAHSA 측은 HUD의 자격정지가 위법하며, 지역의 예산 확보 능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2일 카터 판사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현행 예산 신청 절차를 잠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HUD와 LAHSA 양측이 함께 제안하도록 지시했으나, 양측은 세부 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
LAHSA는 지난주 서비스 제공기관들에 이메일을 보내 현행 절차를 계속 따라줄 것을 당부했다. LA 카운티의 신설 노숙·주거국 국장 사라 마힌은 8월 6일 심리 전이나 심리 당일 법원으로부터 더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며, 법원이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검토하는 동안에는 기존의 경쟁 신청 절차와 공동 신청자로서의 LAHSA 역할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연방정부의 판결 대비 계획
HUD는 지난 7월 21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LA 컨티뉴엄 오브 케어에 대한 최종 조치를 8월 10일 또는 LAHSA의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만약 자격정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LAHSA와 법원이 지역 신청기관들의 직접 신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서비스 제공기관들에 신청서 제출을 위한 30일의 추가 기간을 부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터 판사는 LA시와 카운티의 노숙인 위기 대응을 문제 삼은 'LA 인권연대(LA Alliance for Human Rights)'의 소송에서 비롯된 대규모 LA 법적 합의안도 함께 관할하고 있다. 그는 이 합의안의 모든 당사자들에게도 LAHSA와 HUD 간 소송의 8월 6일 심리에 출석하도록 명령했다.
서비스 제공기관들의 대응
LAHSA와 각 주 사이의 법적 공방에 낀 노숙인 서비스 제공기관들은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 신청 절차의 일환으로 개별 서비스 제공기관들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LAHSA의 자체 마감 시한은 지난주였으며, 이미 100곳이 넘는 지역 비영리 서비스 제공기관들이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샌퍼낸도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형 노숙인 지원기관 '호프 더 미션(Hope the Mission)'을 포함한 여러 단체들은 HUD에 직접 신청서를 제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LAist에 밝혔다. 다만 이 기관의 부대표 아이벳 삼벨리안은 규모가 작고 전문화된 지역사회 제공기관들의 경우 지역 차원의 기술 지원 없이 HUD에 직접 신청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서비스 제공기관들은 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역 당국의 더 명확한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언스테이션 노숙인서비스의 대변인 티안 마르티네즈는 신청 절차 자체보다는, 영구 지원주택 같은 근거 기반 정책에서 예산을 빼내 금주와 규정 준수를 요구하는 프로그램에 재배정하려는 정책 방향 자체가 더 큰 우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