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장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현직 시장 캐런 배스가 니티아 라만 시의원을 따라잡으며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서 라만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던 판세가 수주간의 공방 끝에 초박빙으로 바뀐 것이다.
UC버클리 정치학연구소(IGS)가 LA타임스와 공동으로 실시해 오늘(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LA 유권자 가운데 배스 시장과 라만 시의원은 각각 40%의 지지를 얻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19%였다.
이번 결과는 9월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라만은 39%의 지지율로 배스 시장의 28%를 11%포인트 앞섰다.
배스 시장이 라만 시의원을 상대로 공세를 강화한 이후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선거 막판 양측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
UC버클리 정치학연구소의 여론조사 책임자인 마크 디카밀로는 “배스 시장에게는 격차가 좁혀졌다는 사실이 분명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며 “배스 시장 측은 라만 후보에게 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고 라만 후보가 방어적인 입장에 놓이도록 하려는 선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영어와 스페니시로 온라인에서 실시됐다.
투표 가능성이 높은 LA 유권자 2,197명이 참여했으며, 오차범위는 약 ±3%포인트다.
스펜서 프랫 지지층 이동이 판세 변화의 주요 변수
디카밀로는 지지율 격차가 사라지고 부동층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공화당 후보 스펜서 프랫을 지지했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움직임을 꼽았다.
9월 UC버클리·LA타임스 조사에서 프랫 지지층 가운데 배스 시장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2%, 라만 지지는 16%였다.
무려 63%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프랫 지지층의 배스 지지율이 41%로 상승했고, 라만 지지율은 14%로 하락했다.
여전히 45%는 미정이었다.
디카밀로는 “프랫 지지층의 이동이 가장 큰 변화”라며 “이들 가운데 45%가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제로 투표에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프랫은 어느 후보에게도 공식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배스 시장과 라만 시의원 양측을 계속 비판하고 있다.
본선에 앞서 치러진 6월 2일 예비선거에서는 배스 시장이 34%를 얻어 29%를 기록한 라만 시의원을 앞섰다.
프랫은 26%로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예비선거 기간 UC버클리·LA타임스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40%를 넘지 못했다.
라틴계·흑인 유권자와 샌퍼난도 밸리 표심 변화
라만 후보는 그동안 지지세가 강했던 일부 주요 유권자 집단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조사에서 라만은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 45%의 지지율을 기록해 배스 시장의 21%를 24%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10월 조사에서는 배스 시장이 40%로 상승하고 라만 후보는 43%를 기록해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디카밀로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실제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집단의 구성이 더 명확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표 가능성이 높은 라틴계 유권자 가운데 고령층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배스 시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스 시장의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는 지지세가 더욱 공고해졌다.
이번 조사에서 투표 가능성이 높은 흑인 유권자의 71%가 배스 시장을 지지했고, 라만 시의원 지지는 13%였다.
9월 조사에서는 배스 시장이 48%, 라만 시의원이 20%를 기록했다.
샌퍼난도 밸리에서도 판세가 뒤집혔다.
9월 조사에서는 라만 시의원이 34%로 배스 시장의 26%를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배스 시장이 44%, 라만 시의원이 33%로 역전했다.
배스 비호감도 여전히 높아…라만도 처음으로 비호감이 호감 앞서
배스 시장의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2025년) 1월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하락했던 배스 시장의 호감도는 이번 조사에서도 회복세가 제한적이었다.
배스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5%로, 직전 조사 당시 64%보다 오히려 1%포인트 늘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2%로, 9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라만 시의원은 이번 선거 기간 UC버클리·LA타임스 조사에서 처음으로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넘어섰다.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 가운데 49%가 라만 시의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42%였다.
배스 시장과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최근 몇 주간 라만 후보의 발언과 행보를 집중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들은 라만 시의원이 시장직을 맡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며 ‘본선 무대에 설 준비가 안 됐다(not ready for prime time)’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10월 초에는 라만 후보가 진보 성향 인플루언서와 함께 촬영한 영상이 논란이 됐다.
영상에서 라만 시의원이 시청자들에게 “파시스트 거짓말쟁이를 막자”고 말하는 동안 배스 시장의 사진이 화면에 등장했다.
라만 시의원은 영상에서 배스 시장과 LAPD 국장 짐 맥도널도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라만 시의원이 LA 경찰관들을 파시스트라고 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라만 측 대변인은 라만 시의원이 배스 시장이나 경찰 관계자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폭력적인 납치”를 파시스트라고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논란은 며칠 동안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배스 캠프는 지난해 여름 연방 이민 당국이 LA에서 단속을 시작한 날 라만 시의원이 해피아워 모임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뒤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라만 시의원은 같은 날 시위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배스 캠프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라만 후보의 한 주를 “끔찍하고, 형편없고, 최악인 한 주”라고 표현했다.
이후 시장 후보 토론에서는 라만 시의원이 전 LAPD 국장 대릴 F. 게이츠의 재임 시절을 언급하며 경찰과 연방 이민 단속 당국의 비협조 정책이 ‘최고 수준’이었다고 말해 다시 논란이 일었다.
게이츠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로, 1991년 로드니 킹 구타 사건 당시 LAPD 국장이었다.
배스 시장은 라만 후보의 발언이 LA의 역사, 특히 흑인 사회의 역사를 잘 모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라만 시의원은 배스 시장이 자신의 말을 왜곡했다고 반박했지만, 이후 게이츠를 언급한 것이 LA 주민들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었다며 사과했다.
차기 시장의 최우선 과제는 노숙자 야영지 문제
이번 조사에서는 차기 시장이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도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과제는 노숙자 야영지 수를 줄이는 것으로,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의 43%가 이를 선택했다.
공공안전 확보와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는 각각 29%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민자 공동체 보호는 21%로 그 뒤를 이었고, 시 예산 균형을 맞추는 문제는 17%였다.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이 짧아진 가운데 두 후보가 각각 40%의 지지를 기록하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19%의 유권자와 프랫 지지층의 최종 선택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