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LA를 비롯해서 남가주를 덮친 극심한 습도와 고온을 두고 보건 당국이 건강 피해 경보를 발령했다. LA 타임스는 어제(9월8일)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는 가운데 온열질환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美 전역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지만, 시민들의 위험 인식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 타임스가 지난 2021년 진행한 탐사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10년간 3,900명이 폭염으로 숨졌으며, 공공기관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때 지원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보건국이 운영하는 온열질환·사망 통계에서도 올여름 폭염 기간 온열질환 응급실 방문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서 본 적 없는 수준의 습도"

문제는 습도다. 기후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누가 봐도 극도로 습한 수준"이라며, 단순히 남부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습도에 적응돼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절대습도 자체가 매우 높고 일부는 이 지역에서 계절을 통틀어 관측된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몸이 스스로 열을 식히는 기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체온이 계속 올라간다. 반대로 습도가 낮으면 같은 기온이라도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은 줄어든다.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필딩 공중보건대학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교수는 '열 스트레스'를 신체가 중심 체온과 장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열의 총량이라고 정의했다. 데이비드 아이젠먼 교수는 "사람 몸이 내부 온도가 약 섭씨 37도(화씨 98.6도)일 때 가장 잘 작동하며, 항상 그 수치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열은 운동처럼 몸 안에서 생기기도 하고 더운 날씨처럼 외부에서 오기도 하는데,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오르면 땀이 마르지 않아 체온 유지에 더 큰 부담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전문가가 권하는 '피부 적시기'

아이젠먼 교수는 노출된 피부를 계속 촉촉하게 유지하는 '피부 적시기(skin wetting)'를 권했다. 분무기로 얼굴과 목, 팔뚝에 물을 뿌리고 5~10분마다 반복해 피부가 눈에 띄게 젖은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옷을 찬물에 적시거나 얼음물에 담근 수건을 몸에 대는 것도 효과가 있다.

LA카운티 보건국 권고사항

  • 수분 섭취: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하루 종일 충분히 물을 마신다.
  • 외출 시 주의: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고, 가볍고 밝은 색 옷을 입으며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고 자외선차단제(SPF 15 이상)를 바른다.
  • 실내 온도 관리: 집을 시원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면 에어컨이 있는 공간이나 무더위 쉼터로 이동한다.
  • 차량 방치 금지: 창문을 조금 열어둬도 차 안은 매우 뜨거워진다. 아이나 반려동물을 잠시라도 차에 두지 말고,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하면 911에 신고한다.
  • 취약계층 확인: 만성질환자,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독거인, 반려동물, 야외 노동자·운동선수, 에어컨이 없는 사람의 상태를 살핀다.
  • 즉시 911 신고가 필요한 증상: 혼란, 실신, 뜨겁고 붉은 피부(건조하거나 축축할 수 있음), 섭씨 39.4도(화씨 103도) 이상의 고체온, 빠르고 강한 맥박,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 에어컨이 없다면: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실내 온도를 높이는 가스레인지·오븐 사용을 줄인다. 도서관, 무더위 쉼터, 쇼핑몰 등 냉방 시설을 이용한다. 시원한 공간을 찾기 어려우면 211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온열질환 증상과 대처

열탈진(Heat exhaustion)

  • 증상: 섭씨 40도(화씨 104도) 이상의 심부체온, 무기력, 어지럼증, 의사소통 곤란, 두통, 인지 기능 저하, 실신, 과도한 발한.
  • 대처: 열실신 대응 요령을 따르고 옷이나 장비를 벗긴 뒤, 젖은 수건으로 몸통을 감싼다. 911에 신고한다.

열사병(Heatstroke)

  • 증상: 섭씨 40도(화씨 104도) 이상의 심부체온, 의식 소실,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음. 자연 냉각 기능이 무너져 땀이 나지 않는다.
  • 대처: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911에 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