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말리부시가 어제(13일)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위험 지역 내 노숙자 캠프를 신속하게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말리부 시의회는 지난 월요일 만장일치로 지역 비상사태 선포안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산타모니카 마운틴 일대의 나무와 수풀 수분량이 시가 정한 산불 위험 기준 아래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말리부시에 따르면 최근 측정된 생식물 수분량(Live Fuel Moisture)은 63%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측정치인 67%에서 감소한 수치다.

생식물 수분량은 살아 있는 식물에 포함된 수분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산불 위험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수분량이 60%까지 떨어지면 식생이 사실상 마른 나무처럼 쉽게 불탈 수 있어 산불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시 당국은 설명했다.

브루스 실버스타인 말리부 시장은 성명을 통해 “지역 비상사태 선포는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위험을 사전에 줄이고 말리부의 주민과 주택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산불 고위험 지역 노숙자 캠프 하루 만에 철거 가능

이번 비상사태 선포의 핵심은 산불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Very High Fire Hazard Severity Zones)에 설치된 노숙자 캠프를 신속하게 철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상시에는 주법에 따라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기 전에 보다 긴 통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시 당국은 해당 지역의 캠프 철거 절차를 대폭 단축해 하루 안에 철거를 진행할 수 있다.

말리부시는 산불이 발생할 경우 노숙자 캠프에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인근 주택과 지역사회 전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말리부 노숙자 수 크게 감소

말리부시의 올해(2026년) 노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노숙자 27명과 텐트·차량·임시 거처 등 16개의 주거 형태가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2025년) 조사에서 집계된 46명보다 감소한 것이다.

2021년에는 노숙자 수가 157명에 달했다.

말리부시는 LA카운티 셰리프국과 함께 노숙자 캠프 정비 작업을 지속해 왔다.

말리부시에 따르면 철거된 캠프는 2023년 29곳, 2024년 44곳, 2025년 44곳이다.

비상사태는 우기까지 유지

이번 지역 비상사태는 산불 위험이 높은 기간 동안 유지될 예정이다.

말리부시는 최소 2인치의 비가 내리고, 생식물 수분량이 80% 이상으로 회복되며, 이전 2주와 향후 예보 기간에 산불 기상 주의보(Fire Weather Watch)나 적색경보(Red Flag Warning)가 없는 조건이 충족돼야 비상사태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말리부시는 산타모니카 마운틴의 건조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산불 시즌을 앞두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