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Meta) 최고경영자(CEO)가 캘리포니아 주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 주민투표에 부쳐진 '억만장자 부유세' 법안에 부담을 느껴 이주를 검토하던 저커버그는 메타와 특별 합의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일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부유세란?

논란의 중심에는 캘리포니아 주민투표 ’발의안 40(Proposition 40)’이 있다. 이 법안은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 거주 억만장자에게 순자산의 5%를 일회성으로 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1월 투표에서 통과되면 세금은 2027년에 부과되며, 5년에 걸쳐 분납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동산, 연금, 퇴직계좌 등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포브스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순자산은 약 2,500억 달러(약 350조 원)에 달해 세계 6위 부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가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메타 주식을 대거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메타와의 합의 내용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메타와의 합의를 통해 무의결권 C클래스 신주를 받는 대신, 8년간 캘리포니아(또는 메타 본사 소재지)에 거주하기로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받은 C클래스 주식의 20%를 즉시 매각할 수 있는데, 이는 메타에 대한 그의 전체 경제적 지분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의결권을 유지한 채 세금을 납부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공식 성명에서 2027년 1월 무의결권 C클래스 보통주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신주가 자본 조달, 임직원 보상, 인수합병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면서도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수잔 리(Susan Li)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존 A·B클래스 주주들의 의결권을 보전하면서 자본 조달, 임직원 보상, 인수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 가능한 공개 거래 무의결권 주식을 만들기 위해 신규 주식 등급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메타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도 만장일치로 이번 결정을 지지했다. 위원회는 저커버그가 캘리포니아에 머무는 것이 메타 경영진과의 긴밀한 협조 및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s)와의 근접성 유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억만장자 캘리포니아 이탈 가속화" 경고

이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뜨겁다.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지만,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이었던 경제학자 아트 래퍼(Art Laffer)는 "이 세금은 억만장자들의 캘리포니아 탈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부유층이 지금껏 캘리포니아를 떠나지 않은 건 소득세가 그들에게 큰 부담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이 세금은 다르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주 비당파 재정분석국(LAO)은 일부 억만장자들이 이 세금을 피해 주를 떠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소득세 감소분이 연간 10억 달러 미만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부유세 자체는 수년간 수백억 달러의 세수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발의안 40의 통과 여부는 11월 주민투표에서 결정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세금은 2027년부터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