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과 단속 방식에 대응하기 위한 20여 개의 이민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가 28일 서명한 법안들은 연방정부의 이민단속 권한 자체를 차단하기보다는 캘리포니아 내에서 이민단속이 이뤄질 때 단속요원의 신원과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이민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민단속 요원들의 복면 착용을 제한하는 조치다. 최근 ICE 등 연방 이민요원들이 얼굴을 가린 채 단속에 나서는 사례가 논란이 된 가운데, 캘리포니아는 법집행 과정에서 요원들이 신원을 감추는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을 강화했다.

또한 법집행기관이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는 이른바 ‘쇼크 글러브(shock gloves)’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연방 요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주민들의 대응 수단도 확대된다. ‘No Kings Act’로 불리는 SB 747은 인종에 따른 표적 단속이나 불법 수색, 표현의 자유 침해 등 헌법상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이 연방 요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넓히는 내용이다.

이민 구치시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 시설을 이민 구치시설로 전환할 경우 지방정부의 검토와 공청회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주 검찰총장의 민간 이민 구치시설에 대한 감독도 계속하도록 했다.

민간 이민 구치시설 운영업체에는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LA타임스는 이를 통해 약 1억7,700만 달러의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 주의원들은 이번 법안들이 이민단속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민법 집행은 기본적으로 연방정부의 권한이어서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이민요원들의 활동을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캘리포니아가 추진한 연방요원 복면 제한 조치 역시 법원의 제동을 받은 바 있어 새 법안 가운데 일부도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치는 ICE 단속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캘리포니아 이민자 사회에도 직접적인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법들이 서류미비 이민자의 체포나 추방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연방정부의 이민법 집행 권한도 그대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