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서 발생한 폭풍과 허리케인이 역대 최고 수준의 에너지를 기록하며 남가주 해안가를 강하게 타격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올여름 태평양에서 발생한 폭풍들이 총 바람 에너지, 강도, 지속 시간을 측정한 '누적 태풍 에너지(ACE)' 지수에서 2018년의 기존 기록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UC 샌디에고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의 대니얼 카얀 기후 연구원은 역대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이미 남가주 해안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 달간 이어진 폭풍우로 롱비치의 백년 된 보도가 파괴됐으며, 지난 주말 열대성 폭풍 '레이첼'이 접근하면서 거센 파도가 해안가 주택들을 엄습해 일부 건물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뉴포트비치에서는 예상치보다 두 배나 큰 대형 파도가 해변에 설치된 20피트 높이의 모래 둑을 무너뜨리고 도로를 1피트가량 침수시켰다.

이 밖에도 샌오노프레, 라구나비치, 샌클레멘테 등의 모래사장이 휩쓸려 나가 해안 지형이 크게 변형됐으며, 오렌지 카운티는 지난달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워밍업으로 인한 장기적인 해수면 상승, 연안 수온 상승, 엘니뇨로 인한 풍속 수직 전단(Wind Shear) 감소가 이번 기이한 허리케인 활성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통 차가운 수역으로 진입하면 세력이 약화되는 태풍들이 평년보다 10~13도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세력을 유지한 채 남가주 해안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멕시코 서안을 따라 이동 중인 허리케인 '사이먼(Simon)'이 이번 주 상륙할 예정이며, 국립기상청(NWS)은 향후 일주일 내에 또 다른 열대성 저기압이 형성될 확률을 90%로 내다봤다.

더욱이 미 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이번 겨울 엘니뇨가 '매우 강력함(Very Strong)' 단계를 기록할 확률을 거의 100%로 발표했다.

이는 1950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수준이 될 확률이 83%에 달함을 의미한다.

엘니뇨는 강우량 증가 외에도 겨울철 대형 파도를 유발해 심각한 해안 침식과 절벽 붕괴를 초래한다.

기후학자들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1월 말로 예정된 킹 타이드(King Tides) 기간에 엘니뇨 폭풍이 겹칠 경우 남가주 해안 인프라와 주택가에 치명적인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