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추진 중인 1,110억 달러 규모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로 인해 향후 3년간 LA 지역에서 4,500개의 일자리들이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 감독위원회(supervisors)는 올해(2026년) 초,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 추진하는 이 두 유서 깊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간 합병이 가져올 잠재적 경제 파급효과를 조사하고자 했다. 이번 주 컨설팅업체 CVL 이코노믹스(CVL Economics)가 완료한 이 보고서는, 부채로 무거운 이번 거래가 초래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우려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는 추정 1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임금 손실 가능성도 포함된다.
보고서는 "LA 카운티의 영화·TV 산업은 이미 상당한 구조적 위축을 겪고 있다"며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합병은 이미 변화하고 있는 이 시장에 또 다른 위험 요인을 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롭 본타(Rob Bonta)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은 반독점 위반을 근거로 이번 합병을 막으려는 12개 주 연합 소송을 이끌고 있다. 재판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파라마운트를 비롯해 영화관 체인 소유주들과 일부 할리우드 노조 등은 거래 성사 여부를 둘러싼 수개월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합의를 촉구해왔다.
이번 합병안은 대규모 정리해고 우려로 인해 할리우드 내에서 논란이 돼왔다. 미국작가조합(WGA)은 이번 거래를 저지하기 위해 별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LA 카운티 보고서의 목적은, LA 기반 영화·TV 제작 일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합병이 제작 인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LA는 2022년 이후 5만 개 이상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일자리가 사라진 상태다.
린지 호바스(Lindsey Horvath) LA 카운티 수퍼바이저의 요청으로 작성된 12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LA 카운티 경제기회국(Department of Economic Opportunity)과 영화사무국(Film Office)이 작성했으며, 1만 5000개 이상의 기업 내 직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 중 LA 카운티 내 일자리는 약 2,495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두 회사는 선형 케이블 채널 부문, 영화·TV 스튜디오, 스트리밍 사업, 그리고 마케팅·기술·광고 영업 등 기업 기능 전반에서 인력이 중복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보고서는 "제작진, 기술 인력, 후반작업 인력, 협력업체, 그리고 제작 관련 소규모 업체들에 대한 영향"도 상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측은 성명을 통해, 이 보고서가 오히려 업계의 어려움을 부각시키며 합병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는 "LA 카운티 자체의 경제 보고서는 우리가 줄곧 말해온 사실, 즉 업계가 쇠퇴하고 있고 제작이 줄어들고 있으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만약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자리 손실은 영구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연간 300억 달러를 제작에 투자하고, 매년 최소 30편의 영화를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이러한 투자 약속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일자리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더 강하고 지속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라마운트는 이미 연방 법무부(DOJ)와 전 세계 65개 규제기관으로부터 이번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롭 본타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의 소송이 유일한 걸림돌로 남아 있다.
파라마운트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거래가 사업 통합을 통해 최소 60억 달러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회사 측은 이번 합병으로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통합 법인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더 큰 자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해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떠안아야 할 부채 규모가 약82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만약 매출이 예상에 못 미치거나 계획된 비용 절감이 예상보다 어려운 것으로 판명될 경우,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모색해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부채와 이자 부담은 사업 전반에서 활용 가능한 현금 규모를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두 회사는 이미 기존 부채 구조로 인해 상당한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6월 30일 종료된 분기 기준,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7억 1200만 달러였던 반면, 순이자비용은 7억 3700만 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두 회사가 부채 상환 의무를 감당하는 데 필요한 수준보다 적은 이익을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파라마운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 절감과 부채 축소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그러한 절감 효과가 완전히 실현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LA에서 TV 제작 부문은 특히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가 이미 대부분의 장편영화 프로젝트를 LA 밖으로 이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반면 버뱅크(Burbank)의 워너브라더스 복합단지와 할리우드·산타클라리타(Santa Clarita)에 위치한 파라마운트·CBS의 사운드스테이지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TV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합병의 경제적 영향은 고용 문제를 훨씬 넘어선다"며, 지방세 7860만 달러를 포함해 총 5억 4700만 달러 규모의 세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워너브라더스와 파라마운트의 영화들이 "특히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작품들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들의 극장 개봉작은 평균적인 극장 개봉작보다 2.74배 많은 스크린 크레딧(제작 참여 인력)을 기록하며, 스트리밍 영화의 경우에는 그 격차가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두 스튜디오에서 최근 몇 년간 이미 진행돼온 제작 위축 현상도 조명했다. 엘리슨은 이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엘리슨 가문이 이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기 전까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워너브라더스 역시 2022년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워너미디어(WarnerMedia)를 43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해당 거래로 인한 부채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사업 규모를 축소해온 상태였다.
보고서는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는 미국 내 주요 개봉작 수를 순감소 기준 약 195편 줄였다"며, 같은 기간 다른 주요 배급사들은 오히려 "총 약 67편의 프로젝트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엘리슨은 CNN, HBO, TBS, 푸드네트워크(Food Network)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를 파라마운트 산하로 편입시키는 이번 대규모 할리우드 거래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짓고자 하고 있다. 그는 파라마운트의 투자자 연합을 계속 결속시키는 한편, 특히 법률비용을 비롯해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에 대한 의무 사항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비용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콜로라도, 오리건, 네바다, 워싱턴, 뉴욕 등의 주 검찰총장들은 이번 합병 —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할리우드 인수합병 — 이 100년 역사를 지닌 클레이턴 반독점법(Clayton Antitrust Act)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롭 본타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의 소송 관련 재판이 11월에 시작되기를 희망했지만,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Araceli Martínez-Olguín)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재판 일정을 내년(2027년) 3월 2일로 지정했다.
주 검찰총장들의 소송에 따르면, 만약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합병 후의 파라마운트-워너, 디즈니(Disney), NBC유니버설(NBCUniversal), 소니픽처스(Sony Pictures) 등 단 4개 스튜디오가 광범위하게 개봉되는(3000개 이상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 시장의 86%를 장악하게 된다. 이에 대해 파라마운트는 아마존MGM(Amazon MGM), 넷플릭스(Netflix), 애플(Apple)의 작품들도 인재와 관객을 놓고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이들도 시장 점유율 산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반박해왔다.
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 통합 법인은 또한 HGTV, 애니멀플래닛(Animal Planet), BET, MTV, 코미디센트럴(Comedy Central) 등 50개가 넘는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