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 동안 도로 통제와 해안 침식을 일으켰던 엘니뇨(El Niño) 여파의 비가 남가주 산불 시즌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 산림청(U.S. Forest Service) 기상학자 매트 셰임슨은 어제(21일)부터 내린 비가 남가주 전역의 대형 산불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달(10월) 열대성 폭풍 레이첼의 영향으로 이미 1~3인치의 강수량을 기록했던 인랜드 엠파이어, 샌디에고, 오렌지 카운티 지역은 이번 비로 가을철 대형 산불 위험이 사실상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전 강수량이 0.1인치 미만에 그쳤던 LA와 벤추라 카운티의 경우 산불 위험을 완전히 꺾기 위해 한두 차례의 추가적인 단비가 더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셰임슨은 풀과 관목 등 건조해지기 쉬운 식생은 고온·건조한 산타애나 바람이 불면 짧은 시간 안에 불쏘시개처럼 변할 수 있지만, 다음 비가 오기 전까지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예보된 산타애나 바람도 강도가 약하고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남가주의 산불 위험은 7월과 8월에 피크를 이루며 10월에는 위험도가 약 5% 수준으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과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열대성 폭풍의 영향이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토양과 식물의 수분량이 늘어나 전체적인 산불 위험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산림소방청(Cal Fire)은 "지속적인 비가 내리지 않은 지역은 여전히 산불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이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비로 산불 위험은 줄었지만 최근 산불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한 2차 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불로 탄 토양은 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튕겨내는 성질을 갖게 되어, 갑작스러운 폭우 시 산사태나 토사 유출 그리고 급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A 소방국은 구조대와 토사 유출 대응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퍼시픽 팔리세이즈 등 주요 화재 산불 지역을 비롯해 경사면의 배수구 3만 1,000여 곳을 점검하는 등 수해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