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USC와 UCLA가 AI와 디지털 기술을 대학 교육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두 대학은 올 가을 새로운 학부 전공과 학과를 출범시키며 급변하는 취업시장과 학생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USC는 공과대학인 비터비 공대 내 마크 앤 메리 스티븐스 컴퓨팅·인공지능 대학원에 학부 인공지능 전공을 신설했다.
학생들은 4년 동안 AI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는 동시에 신약 개발, 로봇공학,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방법을 공부하게 된다.
UCLA는 보다 다른 방향으로 AI와 인문학의 결합을 시도한다.
UCLA 인문대학은 미 최초의 독립 디지털 인문학 학과를 출범시키고 새로운 학사학위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학생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사회학, 고고학, 역사, 인종·젠더 연구 등 전통적인 인문사회 분야에 접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두 대학의 움직임은 대학가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는 AI 교육 확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학생들이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기술을 개발하거나,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교육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UC 산타바바라도 올가을 AI 학부 전공을 시작한다.
또 샌디에고 주립대는 지난해(2025년) AI와 인간의 책임을 결합한 학사학위 과정을 개설했으며, 이는 칼스테이트(CSU) 시스템에서 처음 선보인 AI 관련 학부 전공이다.
반면 모든 대학이 AI라는 이름의 별도 학부 전공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대와 UC 버클리는 아직 학부 AI 학위를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
UC 버클리는 이달 AI와 머신러닝 분야의 2학기짜리 전문 석사 과정을 발표했고, 스탠퍼드는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안에서 AI를 10개 세부 트랙 가운데 하나로 운영하고 있다.
칼텍 역시 별도의 AI 전공이나 부전공을 신설하기보다는 학생들이 AI와 머신러닝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학들이 AI 관련 학위를 앞다퉈 신설하고 있지만, 이런 전공이 실제로 졸업생들에게 얼마나 큰 취업 경쟁력을 제공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교육 트렌드 연구자인 마이클 혼은 대학들이 학생과 가족, 기업으로부터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실제 노동시장과 연결돼야 한다”는 신호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는 점은 새로운 학위 과정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대학에서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들고 승인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과정이 실제로 시작될 때는 관련 기술이 이미 크게 달라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I와 인문학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에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USC와 UCLA가 선택한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목표는 비슷하다.
AI를 단순히 사용할 줄 아는 학생을 넘어 AI를 만들고, 검증하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AI가 대학 교육과 취업시장을 동시에 바꾸는 가운데 이 같은 교육 실험이 실제 졸업생들의 경력과 소득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