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졸업생들이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기업들이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을 채용 면접에 활용하면서 청년 구직자들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 수백 곳에 지원서를 제출해도 답변조차 받지 못하는 데다 어렵게 얻은 면접 기회마저 AI와 대화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Z세대 구직자들의 경험을 소개하며, 취업 지원 과정에서 사람과 직접 소통할 기회조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22세 여성은 무려 511곳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취업에 실패했다. 대형 식료품 체인 홀푸드에 지원했을 때는 채용 담당자 대신 '세이지(Sage)'라는 AI 챗봇과 면접을 진행했으나 결국 탈락했다.
캔자스주의 한 23세 남성은 법률보조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패스트푸드점과 영화관으로 지원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전화 면접 도중 자신과 대화하는 상대가 실제 사람이 아닌 AI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구직자들은 컴퓨터 카메라 앞에서 혼자 질문에 답하는 영상을 녹화해 제출해야 했다. 면접관의 반응을 살피거나 자신의 강점을 추가로 설명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채용 플랫폼 그린하우스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 구직자의 38%는 회사 관계자와 한 번도 대화하지 못한 채 탈락하는 일이 자주 또는 거의 항상 발생한다고 답했다.
구직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좌절감은 단순한 취업 실패를 넘어선다. 지원서를 누가 검토했는지, 왜 탈락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채 기계적인 불합격 통보만 받거나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I 면접이 채용 비용을 줄이고 많은 지원자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지만,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인간적인 소통이 사라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더해, 이제는 일자리를 구하는 첫 관문마저 AI가 지키는 시대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