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주 연방상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화당 현직 의원의 표를 분산시키기 위해 독립 후보를 은밀히 영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가짜 번호로 전화 와…정체 끝내 확인 못 해"
알래스카 주 보험 매니저이자 전직 공화당 연방하원 후보인 매튜 솔즈베리(Matthew Salisbury)는 지난해(2025년) 12월 자신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출처 위조(spoofed)' 전화번호로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을 '제인(Zane)'이라고만 소개하며 부유한 후원자들을 대신해 솔즈베리에게 독립 상원 후보 출마를 제안했다.
솔즈베리는 뉴스네이션(News Nation)의 '케이티 파블리치 투나잇(Katie Pavlich Tonight)'에 출연해 "후원자들의 돈이 어디서 오는지 절대 밝히지 않았다"며 "이 사람이 누군지 끝내 확인할 수 없어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안을 거절하기 전에 해당 인물을 두 차례 만났지만, 민주당과의 연관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뉴욕 타임스(NYT)가 그에게 민주당 공작원이자 펠톨라 캠프 컨설턴트인 제리드 커츠(Jerid Kurtz)의 사진을 보여주자, 솔즈베리는 그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이 만난 사람이라고 확인했다. 뉴스 네이션은 커츠 측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NYT 보도의 핵심…민주당, 공화당 표 쪼개기 작전?
이번 의혹의 발단은 뉴욕 타임스의 단독 보도다. NYT는 민주당 알래스카 연방상원의원 후보 메리 펠톨라(Mary Peltola)의 선거 캠프 보좌관들과 캠프 법률 고문들, 그리고 민주당 전국 상원 선거 조직(DSCC)이 공화당 댄 설리번(Dan Sullivan) 현직 상원의원의 표를 분산시킬 목적으로 독립 후보들을 조직적으로 영입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표 분산(vote-splitting)' 전략으로, 독립 후보를 세워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쪼갬으로써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 했다는 것이 보도의 골자다. 펠톨라 캠프와 민주당 전국 조직은 이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지사, 수사 지시
공화당 소속 마이크 던리비(Mike Dunleavy)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공안전부(Department of Public Safety)에 즉각 지시했다. 던리비 지사는 SNS에서 NYT 보도가 지난 6월 선거관리국 조사 결과를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도적으로 유권자들을 속여 다른 사람에게 표를 던지게 만드는 행위는 선거의 무결성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의 핵심은 이러한 후보 영입 활동이 알래스카 주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공화당 팀 스콧(Tim Scott)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를 "범죄적으로 보인다"고 규정했으며, 공화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칼리스(Steve Scalise) 연방하원의원도 펠톨라 의원이 알래스카 유권자들을 "경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정당이 후보를 직접 선발하고 있다"
솔즈베리는 오늘(10월29일) 아침 NYT 기사를 읽고 나서야 전모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인 정당이 직접 후보를 선발하고 실제로 투표용지에 오를 사람을 조작하려 했다는 것"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알래스카는 순위 선택 투표제(Ranked Choice Voting)를 시행하는 주로, 후보가 많을수록 표가 분산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독립 후보 영입을 통한 표 분산 전략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 펠톨라는 현재 알래스카 연방하원의원으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현직 댄 설리번 상원의원에 맞서 상원 도전에 나선 상태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의혹이 알래스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