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토안보부(DHS) 감찰관실이 플로리다 주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설치됐던 이민자 구금시설, 이른바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Alligator Alcatraz)'의 수용 환경이 부적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감찰 결과 수용자들은 "비좁은 환경"에 놓였으며, 수십 명은 약 1.7㎡(18제곱피트) 크기의 철제 우리에 최대 2시간까지 갇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DHS 감찰관실(OIG)은 올해(2026년) 초 불시 점검을 실시한 뒤에 그 결과를 어제(9월14일) 33쪽 분량의 보고서로 공개했다. 플로리다 주정부가 운영하던 이 시설은 지난 6월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이 시설을 추방 확대를 위한 구금 공간 확충의 '모범 사례'로 내세웠지만, 시민단체들은 열악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DHS는 이러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1인당 공간, 주 교도소 기준의 절반 이하
수용자 대부분은 습지 한가운데 활주로에 세워진 대형 천막 안에 수용됐다. 천막 내부는 철제 울타리로 구획된 기숙사형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각 구역에는 2층 침대가 빼곡히 들어찼다. 공용 공간은 없었다.
보고서는 이 주거 구역이 "수용자에게 충분한 생활 공간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원이 가득 찼을 경우 1인당 공간은 약 2.6㎡(28제곱피트)로, 플로리다주 교도소 기준인 약 7㎡(75제곱피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이 "수용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동 시간은 주 3일, 하루 1시간에 그쳤고 샤워는 월·수·금요일에만 허용됐다. 이민세관단속국(ICE) 기준은 주 6시간 이상 또는 주 5일 하루 1시간 이상의 운동 시간을 요구하며, 플로리다주 기준은 매일 샤워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진정실'이라 불린 철제 우리
감찰관실 직원들은 현장에서 가로·세로 각 52인치(약 132cm)의 우리 형태 "소형 철제 구조물"을 목격했다. 시설 측이 '진정 구역(calming areas)'이라고 부른 이 구조물에는 2025년 7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79명이 수용됐다.
감찰관실은 이를 "매우 이례적"이라며 "인도적 처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철거를 권고했다. 보고서는 "감찰관실이 점검한 ICE 시설 가운데 어떤 이유로든 이런 소형 철제 구조물을 사용한 사례는 전례가 없다"며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좁은 철제 구조물에 가두는 것은 수용자의 건강과 안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설이 이미 운영을 중단해 모든 권고 사항은 종결 처리됐다.
시설 직원들은 수용자들이 혼자 있을 시간을 원해 "스스로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길 요청했다"고 감찰관에게 진술했다. 문은 잠기지 않았고, 외부에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ICE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감찰관실은 최소 한 건에서 지시에 불응한 수용자를 26분간 가두는 등 "징계 수단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용 시간은 최대 2시간, 평균 1시간 미만이었다.
"어떤 기준 적용했는지도 불명확"
보고서는 시설 직원들이 이민 관련 혐의로 구금된 수용자들에게 "어떤 구금 기준을 적용하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며, 이는 "수용자가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할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감찰관실은 플로리다주 교도소 기준과 ICE 전국 기준을 모두 검토해 더 엄격한 쪽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년 넘게 이어진 논란… DHS "의혹은 거짓"
이번 보고서는 민주당 의원, 이민 전문 변호사, 시민단체들이 1년 넘게 제기해 온 비판에 힘을 싣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훼손을, 인근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은 보호구역 침해를 이유로 시설 설치에 반대해 왔다.
수용자들은 법적으로 ICE의 관리 아래 있었으며, 불법 체류 또는 연방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여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이 시설을 직접 방문한 바 있다.
DHS 대변인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CBS 뉴스에 성명을 보내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는 바이든·오바마 행정부를 포함한 이전 정부들이 적용한 것과 동일한 연방 구금 기준에 부합했다"며 "모든 구금 시설은 청결하며, 비인도적 처우나 과도한 물리력 사용 의혹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