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가 21일(한국시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관 특별오찬·대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보호를 받는 데서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함께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부임한 뒤 공개 석상에서 동맹 현안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스틸 대사는 ‘변화하는 세계 속 한·미 동맹’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이 보호해 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중국이 때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가장 큰 위협이 된다며 한·미 협력을 강조한 발언은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대중 견제 참여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안보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국내총생산 대비 3.5% 수준의 국방비 증액 약속을 거론했다.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전 투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등을 언급하면서도 세부사항 이행을 위한 논의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디지털 시장 규제에 대해서는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과 감사, 과징금 부과를 거론하며 “굉장히 큰 장벽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이 차별 없이 공평한 여건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한 그는 기업들의 의견과 관련해 거의 매일 워싱턴DC와 전문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를 두고는 미국이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북한 비핵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언제 만날지는 모르며 북한이 계속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한국도 이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의 훈련 방식이 바뀔 것이며 모든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대북 위협을 넘어 중국 등 역내 위협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내년 상반기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관련해 진영승 합참의장에게 연 2회 연습에 대비태세를 의존할 수 없으며 연중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조선업 등 제조 역량을 활용해 역내 미군 자산의 정비를 확대하는 ‘권역 지속지원 거점’ 구상도 강조했다. 2024년 9월 한화오션이 미 해군 월리 시라호의 유지·보수·정비(MRO)를 수행한 사례를 들며 해양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