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 왜 주목해야 할까

채권에 대해 딱 한 가지만 알아야 한다면 이것이다. 지금 채권시장에서는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전반과 우리들의 지갑 사정 모두에 커다란 함의를 지닌다.

이번 매도세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먼저 채권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채권시장이 왜 미국 정부의 사상 최고 수준 부채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쉽게 풀어보는 간단한 안내서를 소개했다.

채권시장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까

채권은 본질적으로 대출과 비슷하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정부와 마찬가지로, 연방공무원 급여와 국방부 프로젝트를 비롯한 모든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돈을 빌려야 한다.

그래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은행부터 다른 나라, 개인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채권을 판매한다. (기업들도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를 회사채라고 부른다.)

은행이 신용카드나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할 때 이자를 부과하는 것처럼, 투자자들도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기를 기대한다. 시장 용어로 정부가 지급하는 이 이자율을 '채권금리(bond yield)'라고 부른다.

채권의 가치는 변동하며, 이는 정부가 해당 채권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 금액에 영향을 미친다. 원리는 간단하다. 채권 가격과 채권금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 이유는, 지금처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추가 보상으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채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 투자자들은 이미 가치가 상승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므로 더 낮은 이자를 받아도 개의치 않는다.

이는 금융회사가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고객에게는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항상 성실하게 상환하는 우량 고객에게는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원리다.

채권 가격은 왜 하락하고 있을까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면, 요즘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크게 두 가지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자신들이 보유한 채권의 실질 가치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다.

둘째, 역대 여러 대통령을 거치며 미국 정부가 세금으로 걷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해온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우려다. 마치 월급이 삭감됐는데도 지출은 줄이지 않는 상황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들어 거둔 첫 주요 입법 성과 중 하나는, 1기 행정부 시절 시행됐던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대규모 법안에 서명한 것이었다. 이 법안은 동시에 국경 보안 등 일부 분야의 지출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전 대통령들의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미국의 부채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요일 미국 재무부는 연방정부 부채가 사상 최초로 40조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바로 채권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예를 들어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번 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미국이 파산해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는 월가 투자자가 아닌데, 왜 신경 써야 할까

채권은 경제 전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다양한 항목에서 지불하는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채권금리다. 사실상 정부가 채권에 대해 지불하는 금리는, 은행 및 여타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자체 대출 금리를 얼마로 책정할지 결정할 때 유용한 기준점 역할을 한다.

바로 이 때문에 채권금리 상승은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국채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6.67%를 기록해, 1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영향을 받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만이 아니다. 채권금리 상승은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을 비롯해 경제 전반의 각종 차입 비용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채권금리 상승은 정부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의 채권시장 침체는 금리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 정부는 하루에 30억 달러에 달하는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실제로 이자 지급액은 현재 사회보장(Social Security)에 이어 정부의 두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 됐다.

채권시장이 이렇게 우려하는데, 주식시장은 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까

이 질문은 월가에서도 큰 화두가 돼왔다.

다만 이 두 시장은 완전히 별개의 시장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채권 투자자들이 주로 신경 쓰는 것은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 여부다. 그렇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반면 주식 투자자들은 기업의 수익성에 좀 더 직접적으로 베팅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애플(Apple)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이 회사가 앞으로 더 많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판매하고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셈이다.

그리고 현재, 차입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상당히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으며, 이는 경제가 그럼에도 나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채권 투자자와 주식 투자자는 상황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감세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채권 투자자들은 감세를 반기지 않는다. 정부의 세수가 줄어들어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 투자자들에게 감세는 좋은 소식이다.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어느 정도까지만 유효하다. 만약 인플레이션이나 차입 비용 상승이 소비지출 둔화 등을 통해 실제로 경제 성장을 억누르기 시작한다는 신호가 나타나면, 주식 투자자들 역시 채권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에 대한 우려를 갖기 시작하며 앞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