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강자 브로드컴(AVGO)의 최신 실적발표를 두고 투자자들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번 실적에는 지난 2주간 델(DELL)과 엔비디아(NVDA)가 내놓은 놀라운 수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오늘(9월3일) 목요일 장 전 거래에서 3% 하락했다. 이는 월가 대다수가 명백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한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나온 반응이었다.

브로드컴의 매출은 29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급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96% 폭증한 3.32달러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월가 전망치인 매출 292억5000만 달러와 EPS 3.21달러를 여유 있게 웃돌았다.

브로드컴 주가는 9월 2일 종가 기준 367.24달러로 전일 대비 2.44달러(0.66%) 하락했으며, 장 전 거래에서는 354.58달러로 12.66달러(3.45%) 하락했다.

이런 대규모 실적 호조는 커스텀 AI 칩과 네트워킹 장비에 대한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끊임없는 수요에 힘입은 것으로, 분기 AI 반도체 매출만 세 배로 늘어난 167억 달러를 기록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언급한 두 가지 대목은, 오늘의 '뉴스에 팔아라' 심리가 지나가고 나면 결국 브로드컴 강세론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자극할 만한 내용이다.

탄 CEO는 "우리는 [메타(META), 구글(GOOG) 등 브로드컴의 6대 핵심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들에게] 2027회계연도에 1150억 달러 규모의 칩을, 2028년에는 추가로 2300억 달러 규모의 칩을 공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합치면 약 3500억 달러에 달한다"며 "다시 말해, 우리는 향후 2년간 이들 고객사에게 3500억 달러 규모의 AI 반도체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상당히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우리의 AI 네트워킹 매출은 향후 몇 년간 XPU(맞춤형 AI 반도체)와 거의 같은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JP모건의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이 "견조하면서도 보수적인 AI 매출 전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할런 서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브로드컴이 보여준 이런 매우 긍정적인 AI 관련 기류는, 앞서 델과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에게 전한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술업계 거물인 델과 엔비디아는 'AI 열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약세론적 서사를 사실상 무너뜨렸다.

델은 이번 주 초,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약 250억 달러나 웃도는 2027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을 70%로 전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45% 성장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젠슨 황 CEO는 메모리 칩 부족 문제만 없었다면 이 매출 성장폭이 100%를 넘는 더 큰 규모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