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던 인플레이션 상승세는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민들의 가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 금융 전문 사이트 월렛허브(WalletHub)가 어제(7일)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전국 주요 1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중위 가계 소득 대비 지출하는 식료품비 비중을 조사한 결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디트로이트 주민들은 가계 소득의 평균 4.03%를 식료품비로 지출해 전국 최우측에 위치했다.

소고기나 통조림, 과일 등 기초 생필품 가격 자체는 타 지역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디트로이트의 연간 중위 가계 수득이 3만9,938달러로 전국 최저 수준이고 주민의 약 32.7%가 연방 빈곤선 이하에 머물고 있어 소득 대비 식비 부담률이 유독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가 중위 가계 소득 4만 801달러 기준 식비 비중 3.93%로 2위를 차지했다.

알라바마주 버밍햄, 오하이오주 톨레도, 뉴저지주 뉴어크가 뒤를 이으며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연방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경우 소득의 무려 33%를 외식과 식료품 구매에 지출하고 있어 물가 상승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를 보였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가계 소득 덕분에 소득 대비 식료품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캘리포니아 도시별 소득 대비 식료품비 비중 순위는 다음과 같다.

  • 새크라멘토: 2.12% (49위)
  • LA: 2.01% (54위)
  • 베이커스필드: 1.98% (60위)
  • 글렌데일: 1.92% (66위)
  • 롱비치: 1.87% (73위)
  • 가든그로브: 1.85% (74위)
  • 산타애나: 1.76% (78위)
  • 애나하임: 1.73% (79위)
  • 오클랜드: 1.64% (84위)
  • 출라 비스타: 1.55% (88위)
  • 샌디에고: 1.54% (89위)
  • 헌팅턴비치: 1.42% (94위)
  • 산타클라리타: 1.34% (95위)
  • 어바인: 1.21% (97위)
  • 샌프란시스코: 1.10% (98위)
  • 산호세: 1.07% (99위)
  • 프리몬트: 0.91% (100위)

전문가들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원인으로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란과 물류·인건비 상승, 가뭄 및 조류 독감 등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 관세 부과 및 전쟁으로 인한 유가·비료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2019년 파운드당 3.80달러 미만이던 다진 소고기 평균 가격은 최근 7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매트 해모리 이사는 "인플레이션 속도가 느려졌다고 해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가격이 내리려면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야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당분간 고물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렛허브 분석가들은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행사와 쿠폰 활용, 자체 브랜드 상품 구매, 대량 구매, 그리고 식료품 적립 혜택이 큰 크레딧카드 사용 등을 권장했다.

실제 소비 트렌드도 코스트코, 알디(Aldi), 월마트 등 저가형 매장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자체 브랜드 상품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알뜰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