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비시민권자 불법 투표 조사에 제동을 걸었다. 조사 과정에서 부정확한 자료가 사용돼 합법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 시민권자들까지 잘못 조사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 판사는 21일 국토안보부(DHS)가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9개 주에서 진행하는 비시민권자 투표 관련 일부 현장 조사 활동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이민당국이 활용하는 자료에 오류가 있어 실제로 투표권을 가진 미국 시민권자들까지 불법 투표 의심자로 분류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외국인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가 이후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 시민권자들이 부정확한 이민 기록이나 유권자 자료 때문에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결정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차단하려는 연방정부의 움직임에 법원이 제한을 가한 것이다.

다만 법원은 정부가 항소할 시간을 주기 위해 명령의 효력을 23일 오후 5시까지 유예했다. 따라서 조사 제한 조치가 즉각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연방선거 투표권은 시민권자에게만 주어진다. 귀화 시민권자 역시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와 동일한 투표권을 갖는다.

이번 판결은 한인 등 이민자 출신 귀화 시민권자들의 투표권 보호 문제와도 연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 간호사협회와 시민단체, 샌프란시스코시, 산타클라라 카운티 등이 제기했다. 원고 측은 무장한 연방 요원들이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투표 자격을 조사하는 방식이 유권자와 선거 참여 지원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방정부는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조사할 권한이 있으며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법원의 이번 명령은 시민권자로 확인되거나 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특정 현장 조사에 적용되며, 모든 선거 관련 수사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제한 조치는 항소심에서 변경되지 않을 경우 11월 3일 선거 당일 투표 종료 시점까지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