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헬스케어 기업 CVS 헬스가 2028년 상반기까지 두 개의 독립 상장사로 분리하겠다고 오늘(11월4일) 수요일 공식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분할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이번 결정은, CVS가 2018년 보험사 에트나(Aetna)를 780억 달러(약 108조 원)에 인수하며 구축한 수직계열화 헬스케어 제국의 사실상 해체를 의미한다.
무엇을 어떻게 나누나
분리 계획에 따르면 전국 약 9,000개 소매 약국 체인은 ‘CVS 파머시(CVS Pharmacy)’ 라는 이름의 독립 회사로 출범한다. 현 CVS 헬스 그룹 사장 프렘 샤가 이 회사를 이끈다.
나머지 보험 사업(에트나)과 약국급여관리업체(PBM) 케어마크, 여기에 1차 의료기관 체인 오크스트리트 헬스, 방문 의료 서비스 시그니파이 헬스, 전문 의약품 사업까지 묶어 ‘CVS 헬스' 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별도 회사로 존속한다. 데이비드 조이너 현 CEO가 계속 경영을 맡는다.
기존 CVS 주주들은 분리 이후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20년 전략의 180도 대전환
이번 결정은 CVS가 지난 20년간 추진해온 '원스톱 헬스케어 허브' 전략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CVS는 2007년 PBM 기업 케어마크를 265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에트나 인수로 보험·약국·PBM을 한 지붕 아래 묶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데이비드 조이너 CEO는 "강한 위치에서, 장기적 시각으로 소비자 편의성·가격 경쟁력·의료 연계를 개선하는 두 개의 집중된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종합 전략 검토" 결과로 나온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가는 급등…조이너 취임 후 70% 상승
이번 분리 발표가 나오기 전에도 CVS의 주가는 2024년 10월 데이비드 조이너 CEO 취임 이후 약 70% 상승하며 시가총액 1,17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었다. 조이너 CEO 주도 아래 20억 달러 비용 절감, 매장 정리, 리더십 교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비용 통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성과를 내고 있었다.
2025년 기준 CVS의 사업부문별 매출은 약국 376억 달러, 보험 362억 달러, 헬스케어 서비스 512억 달러다.
규제 압박이 결정적 배경
리어링크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체르니는 "완전한 충격"이라고 평했다. 그는 "소매 약국 사업이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도 안정되는 상황에서 독립 약국으로서의 전망이 과거보다 훨씬 강해진 측면이 있다"며 "수직계열화에 대한 각 주의 끊임없는 입법 압박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PBM에 대한 초당적 규제 강화 흐름이 짙게 깔려 있다. 테네시·아칸소 등 보수적인 공화당 주들도 약국과 PBM을 동시에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잇달아 추진했고, 연방의회도 올해 2월 메디케어 파트 D의 PBM 보상 방식을 바꾸는 PBM 개혁법을 통과시켰다. PBM은 불투명한 가격 책정 관행과 갈수록 커지는 시장 지배력, 그리고 약국·보험사와의 이해충돌 가능성 등으로 광범위한 비판을 받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