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평균 가격이 갤런당 5.85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6개월간 이어진 이란과의 전쟁으로 글로벌 연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쟁 전 3.76달러에서 5.85달러로 급등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월 말 미국의 전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약 3.76달러였다.

그런데 전쟁이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의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이 겹쳤고,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디젤 가격도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세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 운항이 몰리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때 여름철 평화 협상 기대감으로 국제유가와 연료 가격이 다소 진정되는 듯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유가가 재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3일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섰다.

전쟁 전 약 70달러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개솔린도 상승…갤런당 4.15달러

개솔린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디젤만큼 빠른 상승폭은 아니다.

AAA에 따르면 현재 전국 레귤러 등급 개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로, 전쟁 전 약 2.98달러에서 크게 올랐다.

다만 2022년 6월 기록했던 전국 평균 최고치인 5.02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AAA는 노동절 연휴에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식료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

가장 우려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식품 가격이다.

디젤은 농기계를 비롯해 어선, 화물열차, 화물선, 트럭 등 식품 공급망 전반에서 사용된다. 생산부터 운송, 마트 진열까지 사실상 모든 단계에서 디젤이 필요한 셈이다.

7,500개 이상의 슈퍼마켓으로 구성된 독립식료품점연합(Independent Grocers Alliance)에 따르면 연료비는 식품 전체 비용의 약 15~30%를 차지한다.

따라서 디젤 가격이 상승하면 식품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시간주립대 식품경제·정책학과 데이비드 오르테가 교수는 특히 냉장 상태로 운송해야 하는 식품이 가격 상승 영향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전체 식료품 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2.7% 상승했지만, 해산물 가격은 7%, 신선 과일 가격은 4.9% 올랐다.

다만 식품 가격에는 연료비 외에도 수요와 공급, 질병 발생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상추는 운송비가 상승했음에도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증 발생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

운송비 상승,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

전문가들은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이미 연료비 상승을 이유로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4월 일부 제3자 판매자를 대상으로 3.5%의 한시적 연료·물류 할증료를 도입했다.

UPS와 페덱스, 연방 우정국(USPS)도 전쟁 이후 운영비와 연료비 상승을 이유로 일부 배송 서비스에 추가 요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연료 재고까지 줄고 있어…장기화하면 위기”

에너지 분석가들은 단순히 가격이 오른 것뿐 아니라 실제 정제유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에너지 분석가이자 미 국립에너지분석센터 선임연구원인 닐 앳킨슨은 정제유 공급이 압박을 받으면서 디젤 등 석유제품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 자체가 이미 매우 높은 데다 이런 제품의 실제 재고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정유 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어 이런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디젤 가격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운송비 상승을 시작으로 식료품과 소비재 가격, 기업 운영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미 경제와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