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국방부의 앤스로픽 블랙리스트 지정, 위법"

미국 연방판사가 어제(8월27일) 목요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AI 기업 앤스로픽에 부과한 제재가 불법이었다고 판결했다. 판사는 정부가 이 AI 기업을 국방부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이유로 처벌했다고 판단했다.

리타 린 판사는 59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국가안보를 공허하게 내세우는 것이 정부 비판자를 처벌하고 보복할 백지수표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린 판사는 이번 소송에 명시된 연방기관들이 앤스로픽(Claude AI 모델 개발사)의 도구 사용을 중단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금지했으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조치도 뒤집었다. 이 지위는 그동안 외국 기업들에게만 적용돼온 것이었다.

이번 판결로 3월 판사가 명령했던 제재의 임시 정지 조치가 영구적인 효력을 갖게 되며, 즉시 발효된다. 정부는 이 판결에 항소할 수 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이 공급망 위험 지정이 위법이라는 법원의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례적인 조치는 앤스로픽이 자사의 AI 챗봇 Claude를 미군이 감시나 자율무기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데 따른 것으로, 이로 인해 앤스로픽은 일부 군 계약에서 배제됐다. 앤스로픽 경영진은 이로 인해 회사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 손실과 평판 훼손을 입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스로픽의 이런 거부에 반발하며, 지난 2월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이 회사를 "극좌 성향의 워크(woke)한 기업"이자 "통제 불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은 AI 모델이 자율무기에 안전하게 사용되기에는 아직 신뢰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국내 감시 활동에 대해서도 이것이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국방부는 민간 기업이 군사 작전을 제약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앤스로픽에 대한 지정은, 외국의 사보타주로부터 군사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잘 알려지지 않은 정부조달 관련 법령에 따라 미국 기업이 공식적으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된 최초의 사례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린 판사는 국방부의 이번 지정을 "위법하고 근거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앤스로픽은 지난 3월 9일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가 AI 안전에 대한 자사의 입장을 이유로 보복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또한 해당 지정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수정헌법 제5조가 보장하는 적법절차 권리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이번 결정이 위법하며, 사실적 근거가 없고, 그동안 군이 Claude를 높이 평가해온 것과도 모순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법원 제출 서류에서, 앤스로픽이 제한 조치 해제를 거부할 경우 국방부가 Claude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생기고, 작전 중 군사 시스템이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이번 지정이 앤스로픽이 AI 안전에 대해 가진 입장 때문이 아니라, 계약 조건 수용을 거부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스로픽은 워싱턴 D.C.에서 또 다른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는 민간 정부 계약에서 배제될 수 있는 별도의 국방부 공급망 위험 지정과 관련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