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할리우드 코미디와 첩보영화에서 활약한 독일 출신 배우 엘케 조머가 28일 로스앤젤레스(LA) 벨에어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로, 폴 뉴먼과 출연한 ‘더 프라이즈’, 피터 셀러스와 호흡을 맞춘 ‘어 샷 인 더 다크’ 등이 대표작이다.
의붓아들 제바스티안 발터는 독일 매체 빌트에 조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LAPD는 28일 밤 조머의 집이 있는 블록에서 85세 여성의 사망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조머는 1940년 11월 5일 베를린에서 엘케 슐레츠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며, 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남쪽으로 피란했다. 언어를 공부하려던 그는 1958년 어머니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영화계 관계자의 눈에 띄어 ‘더 프렌드 오브 더 재규어’에 출연했고, 이후 조머라는 성을 쓰며 이탈리아·스페인·영국 등 유럽에서 활동했다.
할리우드 진출의 계기는 제작자 팬드로 S. 버먼이 제안한 ‘더 프라이즈’ 출연이었다. 조머는 뉴먼이 연기한 노벨상 수상자의 동행 안내역이자 연인으로 등장해 골든글로브 유망 신인상을 받았다.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의 ‘핑크 팬더’ 후속작 ‘어 샷 인 더 다크’에서는 살인 누명을 쓰고 셀러스가 연기한 클루조 경감의 관심을 받는 하녀 마리아 감브렐리를 맡았다. ‘더 아트 오브 러브’에서는 제임스 가너·딕 밴다이크와, ‘더 레킹 크루’에서는 딘 마틴·샤론 테이트와 함께 출연했다.
1970년대 들어 일이 다소 줄자 유럽에서 다시 활동하며 마이클 요크와 함께한 제1차 세계대전 영화 ‘제플린’,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에 출연했다. 1990년대에는 회화에 주력하면서도 영화와 TV에 간간이 모습을 드러냈고, ‘쿠스코? 쿠스코!’ 독일어 더빙판에서는 이즈마의 목소리를 맡았다.
외모와 ‘섹스 심벌’이라는 수식어로도 주목받았지만, 조머는 2014년 필름 토크 인터뷰에서 자신은 늘 배역을 연기했으며 거기에 보탤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에너지였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스크린 속 스타의 화려함을 중시해, 1967년 영화 ‘데들리어 댄 더 메일’ 관련 TV 인터뷰에서 관객이 돈을 내고 보러 오는 영화배우는 특별한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