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중앙정보국(CIA) 간부 데이비드 J. 러시(49)가 6일 버지니아주 법원에서 사기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정부의 비밀 작전을 내세워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고 금괴 수백 개를 빼돌린 사건으로, 최고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

AP 보도에 따르면 법원 기록에는 러시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플로리다주 남부의 고급 부동산을 매입한 뒤 되팔아 차익을 챙기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부동산 매입을 정부의 1급 비밀 계획이라고 속였으며, 금괴를 확보할 때도 민감한 정부 작전을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가짜 서류와 명령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연방 법무부가 추산한 정부의 총손실은 1억9400만 달러다.

검찰은 러시가 직접 만든 작전 계획서를 연방정부 고위층의 승인을 받은 문서라고 주장하며 동료와 정부 계약자들을 속였다고 밝혔다. 법원 기록은 러시가 정부 내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거짓 주장과 명령을 믿게 했다고 설명했다.

자금 이체 지시는 수개월 전 이뤄졌다. 러시는 한 정부 계약 기업에 1억 달러를 이체하라는 가짜 지시를 내렸고, 다른 사업가에게는 자신이 지정한 금융회사로 1억4500만 달러를 보내도록 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 자금은 플로리다주 팜비치와 호브사운드의 고급 부동산 4채를 매입하는 데 쓰였다.

러시는 별도로 연방정부에서 약 4600만 달러어치의 금괴를 훔쳐 버지니아주 자택으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FBI 기록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가택수색에서 금괴 약 300개와 현금 약 200만 달러, 명품 시계 35개를 발견했다. 법원은 올해 첫 공판 이후 러시를 보석 없이 구금하도록 명령했다.

변호인 측은 유죄 인정 전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제시카 카마이클 변호사는 지난 6월 공판에서 러시가 정당하게 취득한 금괴를 자택 지하실 금고에 보관했을 뿐이며, 이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확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가 금괴를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카마이클은 6일 유죄 인정 이후에는 언급을 거부했다.